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비밀 서한에 답장을 보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WSJ는 익명의 이란 외교관을 인용,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최근 수주일 사이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며 “지난해 10월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비밀 편지에 대한 답장”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편지에서 핵협상이 합의에 이를 경우 양국이 ‘이슬람국가(IS)’에 공동 대응할 가능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답장에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정중하게 답변했지만,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뚜렷한 언질을 주지 않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이 외교관은 말했다. 백악관은 보도의 사실 여부에 대해 확인을 거절했다.
WSJ는 “오바마 대통령이 IS에 대한 공동 대처 필요성을 담은 편지를 포함해 2009년 이후 최소 4차례에 걸쳐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비밀서한을 전달하며 양국 간의 관계 개선을 모색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 정부는 양국 지도자들의 비밀 서한 왕래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으나 고위 당국자들은 이를 언급한 적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란 국가안보최고회의(SNSC) 알리 샴카니 사무총장은 지난해 11월 주례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수년간 서신을 보냈고 어떤 경우엔 (최고지도자가) 이에 답신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도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로부터 답장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으나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WSJ은 덧붙였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