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피소된 김재철(62) 전 MBC 사장에 대해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신중권 판사는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사장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2013년 12월 호텔에서 개인적인 용도로 숙박한 후 법인카드로 15만4,000원을 결제하는 등 2010년 3월부터 2012년 2월까지 29회에 걸쳐 총 1,130만865원의 회삿돈을 사적인 용도에 사용한 혐의로 김 전 사장을 약식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김 전 사장을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김 전 사장은 주로 심야에 호텔 체크인을 하면서 조식 2인을 포함해 결제했으며, 중구 만리동 소재의 사무용 오피스텔을 두고도 주거지 및 회사와 상당히 떨어진 호텔에서 투숙하는 등 업무와 관련 있는 일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 호텔을 투숙할 때에는 가명을 사용했고, 허위 주소와 타인의 휴대폰 번호를 기입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법인카드를 개인적 용도에 사용하고도 모두 업무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이로 인해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위상이 크게 흔들린 점 등을 고려해 엄격한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업무상 배임으로 기소된 피해액수가 상대적으로 소액인 점,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MBC 노조는 파업 중인 2012년 3월 김 전 사장이 법인카드로 호텔에 숙박하고 귀금속을 사는 등 6억9,000만원 가량을 부정 사용한 혐의로 김 전 사장을 고발한 바 있다. 또 감사원은 2013년 2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감사를 벌이면서 김 전 사장에게 모두 3차례에 걸쳐 예산 세부내역서와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 자료제출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김 전 사장을 고발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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