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원 중 처음… "젊은 후보 물색" 영남권 물갈이 여론 확산 주목
이한구(대구 수성갑ㆍ4선)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내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불출마 선언은 여당 현역의원 중 처음으로 텃밭인 ‘영남권 물갈이’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20대 총선에 지역구에서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젊고 유능한 후보자를 미리 정하고 그 분이 충분히 선거운동을 할 시간을 드리기 위해 당협위원장직을 사퇴하고 후임을 물색하도록 당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년 정도 남은 국회의원 임기 동안 경제혁신과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제관료와 대우경제연구소장을 지낸 이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뒤 정치권 내 대표적인 경제전문가로 꼽혀 왔다.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고, 한 때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로 불렸던 친박계 핵심인사다.
현역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대부분 총선에 임박해 공천이 힘들어진 경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다소 이례적이다. 당 안팎에선 민심이 악화한 대구ㆍ경북(TK)지역의 젊은 피 수혈을 용이하게 하려는 용단이란 해석이 나왔다. 올해 70세인 이 의원이 “박근혜정부에 원로급 인사가 많아 여론에 둔감하다”고 비판받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앞장섰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앞둔 시점이라 이 의원 중용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안팎에서 영남권 물갈이 여론이 커질 지 주목된다. 실제로 여권 내에선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텃밭인 영남권에서도 안심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 의원의 총선 불출마에 따라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갑 지역을 누가 맡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내에선 이미 김문수 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이 지역을 노리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이 의원에게 석패했고, 주변의 2ㆍ8 전당대회 출마 요구를 뿌리치고 진작부터 지역표밭을 누비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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