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김주성 올 시즌 벌써 12개 성공
원주 동부 김주성(36ㆍ205㎝)은 3점슛 능력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2002년 프로 데뷔 이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3점포를 최근 경기에서 잇달아 꽂아 넣었다. 그것도 중요한 승부처에서 터트렸다.
김주성은 프로 13시즌 동안 평균 15.1점을 기록 중이다. 확률 높은 골밑 공격을 주로 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슛 거리를 늘려 중거리 슛도 곧잘 넣었지만 웬만해서는 3점슛을 던지지 않았다. 지난 12시즌 간 총 3점슛 성공 개수는 21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벌써 12개를 꽂았다. 지난 8일 서울 SK전에서 2개, 10일 울산 모비스전에서 1개를 넣었다.
일반적으로 센터는 3점슛을 잘 안 던진다. 슛이 들어가지 않았을 때 리바운드를 할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팀 밸런스를 깨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 농구는 매년 수비 방법이 진화한다. 대인 방어 능력이 향상됐고, 더블팀(두 명이 둘러싸는 수비)도 순간적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골 밑을 책임지는 빅맨들이 외곽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 공간을 만들어주고, 스크린을 이용한 오픈 찬스에서 직접 슛을 던지기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를 ‘스트레치 4’(외곽에서 정확한 슛을 던지는 파워포워드)라고 일컫는다. 덕 노비츠키(213㎝ㆍ댈러스 매버릭스), 케빈 러브(208㎝ㆍ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앤서니 데이비스(208㎝ㆍ뉴올리언스 펠리컨스) 등이 대표적인 선수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가장 먼저 3점슛을 쏘기 시작한 센터는 서장훈(은퇴)이다. 웬만한 슈터보다 3점포가 정확했다. 슛을 겸비한 센터는 상대하는 입장에서 매우 껄끄럽다. 골 밑만 막아선 안 되고 외곽 수비도 신경을 써야 한다. 수비수로서는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체력 소모도 커진다.
김주성은 “현역 시절 (서)장훈이 형을 막을 때 정말 힘들었다”며 “특히 3점슛이 워낙 좋아서 외곽과 골 밑을 모두 따라다녀야 했다”고 돌이켜봤다.
김주성 본인은 3점슛을 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손사래를 쳤지만 김영만 동부 감독은 그의 외곽슛 능력을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상대 수비가 가운데로 몰릴 때 자신 있으면 쏘라고 했다. 그래야 상대 수비가 밖으로 나올 것이고, (외국인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에게 공간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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