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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결심했나요...의지만 불태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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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결심했나요...의지만 불태우지 마세요

입력
2015.02.1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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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은 습관 아닌 니코틴 중독

금단 현상 심해 대부부 실패

전문치료 받으면 성공률 10배

연초만 되면 많은 사람이 금연을 결심한다. 올해는 유난히 금연을 새해 목표로 둔 사람이 많았다. 1월 1일부터 담뱃값이 인상됐을 뿐 아니라, 일반 음식점을 포함한 공공장소의 흡연이 전면 금지되는 등 정부가 금연정책을 적극 추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청양(靑羊)의 해에서 금연을 결심했던 많은 사람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한 달 여가 지난 지금 결심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1월 말부터 대형 마트 및 편의점의 담배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금연용품 판매도 줄고 있다.

금연에 실패한 흡연자도 25일부터 가까운 병ㆍ의원에서 금연 상담과 금연 치료제 약값이 건강보험에서 지원된다. 병ㆍ의원 금연치료에 등록한 환자를 대상으로 12주 동안 6회 내의 상담 및 금연 보조제 약값이 30~70%까지 지원된다. 특히, 전문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금연 치료제도 25일부터 약값이 50% 이상 지원돼 금연에 도전하는 흡연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병ㆍ의원 금연치료, 금연 성공률 높이는 핵심

병ㆍ의원 금연치료 지원이 중요한 이유는 전문가의 도움이 금연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흡연자의 70% 정도가 담배를 끊고 싶어하고, 평생 5~7번 금연에 시도한 끝에야 금연에 성공한다. 단순히 개인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3~5%에 불과하다.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 흡연이 단순한 습관이 아닌, 니코틴 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담배 속에 함유돼 있는 니코틴은 뇌에 작용해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으로 인해 흡연 시 흡연자는 쾌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작용이 담배에 대한 의존과 중독으로 이어지게 된다. 담배를 피우지 않을 때 금단증상을 일으켜 금연을 어렵게 한다.

그러나 전문가의 상담과 함께 금연 보조제나 치료제의 도움을 받으면 금연 성공률은 10배까지 높아진다.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니코틴 중독 정도를 확인하고, 본인에게 맞는 금연법을 찾아 지속적인 상담과 함께 적절한 보조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 보조제 vs 치료제, 내게 맞는 금연법 찾아야

금연을 도와주는 보조요법으로 니코틴 대체제와 금연 치료 전문의약품이 있다. 니코틴 패치, 껌, 사탕과 같은 니코틴 대체제는 인체 내에 담배 대신 니코틴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약국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다. 보건소에서는 무료로 지급하고 있어 흡연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금연 성공률이 17% 정도로 전문의약품에 비해 낮다. 또한, 임신부나 18세 미만 청소년은 사용할 수 없어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전문가와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금연 치료 전문의약품에는 바레니클린(제품명 챔픽스)과 부프로피온(제품명 부프로피온, 니코피온)이 있다. 바레니클린은 금연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유일한 비(非)니코틴성 약제다. 12주 금연성공률이 44%로 모든 금연 치료옵션 대비 가장 높은 금연 성공률을 나타낸다. 특히 한국인과 대만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는 금연성공률이 약 60%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금연을 의지만으로 끊을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금연 의지만으로 시도해 실패했을 때는 패치를 이용하고, 그래도 어렵다면 전문가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한 “니코틴이 들어와도 뇌에 작용을 못하게 막아주고, 금단 증상을 완화해주는 치료제를 쓰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일단 금연을 결심하고 전문가를 찾았다면, 니코틴 의존 검사를 통해 개인의 상태를 점검하고, 지병이나 평소 복용하는 약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본인에게 맞는 금연법을 찾아야 한다.(자가 진단할 수 있는 니코틴 의존도 검사인 ‘파거스트롬 테스트’ 참조)

금연 2~5년 뒤 뇌졸중 위험 일반인과 같아져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점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흡연은 4대 중증질환 대부분의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높인다. 흡연은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암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 암 발생 및 사망 원인 중 흡연은 간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요인으로, 전체 발생자의 11.9%, 사망자의 22.8%를 차지한다. 후두암 발생의 70.3%, 폐암 발생의 46.5%, 방광염 발생의 35.4%는 금연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연을 결심했다면, 금연이 주는 혜택을 지속적으로 상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금연 직후부터 입 냄새가 나지 않고 치아 색깔이 하얗게 되며, 계단을 오를 때 숨이 덜 차게 되는 등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금연을 1년 유지할 경우, 관상동맥질환(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흡연자의 절반으로 감소하며, 2~5년이 지나면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아진다. 금연 10년 뒤부터는 폐암 사망률이 흡연자의 절반 수준이 되며, 심장혈관질환 위험성이 비흡연자와 같아진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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