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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안 열었다… 지난해 소비성향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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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안 열었다… 지난해 소비성향 역대 최저

입력
2015.02.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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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 3.4%↑·지출 2.9%↑

가계가 씀씀이를 줄이면서 지난해 평균소비성향이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소득이 늘어난 것 만큼 소비를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연간 평균소비성향 전년보다 0.4%포인트↓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4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평균소비성향은 72.9%로 전년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평균소비성향은 처분 가능한 소득에 대한 소비 지출액의 비율을 뜻한다. 쓸 수 있는 돈이 100만원인데 72만9천원만 썼다는 의미다.

이는 통계청이 이 지표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낮다.

연간 평균소비성향은 2009년 76.6%에서 2010년 77.3%로 높아진 뒤 2011년 76.7%, 2012년 74.1%, 2013년 73.4%, 지난해 72.9%로 4년 연속 낮아졌다.

이처럼 평균소비성향이 낮아진 것은 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4% 늘었지만, 월평균 지출은 2.9% 늘어나는데 그쳤다.

서운주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인들이 지출을 줄인 것은 물론이고 젊은층도 노후를 대비해 씀씀이를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소득 수준이 낮은 계층의 평균소비성향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위 0∼20%인 1분위의 평균소비성향은 104.1%로 1년 전보다 7.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상위 0∼20%인 5분위는 61.6%로 0.4%포인트 증가했다.

서 과장은 "1분위의 지난해 소득 증가율이 5.6%로, 5개 분위 가운데 가장 높은 가운데 1분위의 평균 연령이 계속 높아져 소비·지출(-0.1%)이 줄어든 것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평균소비성향은 71.5%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 낮아졌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경제활력 제고, 서민생활 안정 노력 등을 통해 가계소득 증진이 소비 활성화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벌어들인 만큼 쓰지 않는 가계…흑자율 최고치

가계의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내수 부진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0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3.4% 늘어났다. 이는 전년의 증가율(2.1%) 보다 소폭 확대된 것이다.

취업자가 늘면서 근로소득(3.9%)이 커졌고 작년 7월부터 기초연금이 도입되면서 이전소득(4.2%)이 크게 증가했다. 이자율이 떨어져 재산소득(-3.1%)은 감소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35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2.9% 늘었다.

월평균 가계지출 증가율은 2010년 6.7%에서 2011년 5.2%, 2012년 3.3%, 2013년 1.4%로 둔화된 뒤 지난해에는 반등했다.

월평균 소비지출은 255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2.8% 증가했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2013년(0.9%)보다 큰 폭으로 확대됐으나 소득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2013년 증가율이 마이너스였던 실질 소비지출은 작년엔 1.5%로 플러스 전환했다.

가계소비가 소득보다 적게 증가하면서 월평균 가계흑자액과 흑자율은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월평균 가계흑자액은 94만6,800원으로 전년보다 46만6,000원 늘었다. 흑자율은 26.6%에서 27.1%가 됐다.

가계가 월평균 100만원을 벌었다면 27만1,000원은 쓰지 않아 남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도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분기별로 따진 가계지출 증가율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0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런 증가율은 2013년 2분기(0.7%) 이후 6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가계지출은 지난해 1분기 4.4%, 2분기 3.1%, 3분기 3.3%로 3∼4%대 증가율을 이어가다가 4분기 0%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4분기에는 가정용품 및 서비스(5.5%), 기타상품·서비스(4.0%), 음식·숙박(3.3%) 소비 등이 증가한 반면 통신(-4.1%), 의류·신발(-2.9%), 보건(-2.0%) 등은 감소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고려한 4분기 실질 소비지출은 0.1% 감소해 전분기(1.9%)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6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했다. 실질 소득은 1.4% 늘었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5.0%였다가 세월호 여파로 2분기 2.8%로 떨어졌다. 3분기 3.0%로 소폭 반등하는 듯했으나 증가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 세부담 증가율 5.8%로 소득증가율보다 높아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80만5천원으로 1년 전보다 3.0% 증가했다.

소비지출과 함께 가계지출을 구성하는 비소비지출은 조세, 연금, 사회보험, 이자비용, 가구간 이전 등에 든 비용이다.

특히, 근로소득세 등에 해당하는 경상조세 지출은 월평균 13만6천원으로 1년 전보다 5.8% 증가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와 임금 상승, 2013년 세법 개정에 따른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최고세율(38%) 과표구간 조정 등에 따른 결과다.

소득(3.4%)보다 세부담(5.8%) 증가율이 높은 데 대해 주환욱 과장은 "누진과세 구조에 따라 고소득층이 세금을 더 내게 됐기 때문"이라며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집계해봐도 세부담이 가계소득 증가율보다 높은 것은 공통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고령화 진행 등으로 인해 사회보험 가입률이 높아짐에 따라 사회보험(7.2%), 연금(5.4%)에 대한 지출도 늘었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월평균 이자비용은 1년 전보다 5.2% 감소한 8만9천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소득 불평등은 다소 개선됐다.

5분위의 평균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배율'은 지난해에 4.45로 나타나 2003년(4.4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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