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두 번째로 한국 출시
기존 요법 개선으로 부작용 줄여
밤만 되면 얼굴이 달아올라 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 많아진 정수민(49)씨. “요즘 너무 신경을 많이 쓰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당신 갱년기 같은데…”라는 남편의 말에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병원을 찾은 정씨는 자신이 폐경기에 나타나는 안면홍조 증상을 앓고 있음을 알게 됐다.
폐계은 여성이 나이가 들면서 난소가 노화돼 배란 및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40대 중ㆍ후반에 시작돼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생리가 완전히 없어지는 폐경이 발생한 후 약 1년까지를 폐경기(폐경 이행기)라 한다. 흔히 갱년기라 알려진 이 증후군은 평균 4~7년 정도 유지된다.
정 씨가 겪고 있는 안면홍조는 가장 흔한 폐경기증후군으로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의 70%가 이 증상을 경험한다. 가볍게는 얼굴이 붉어지는 수준에서 잠에서 깰 정도로 심한 증상까지 보이기도 하는데 주로 얼굴이나 목이 붉게 달아오른다. 안면홍조는 한번 발생하면 짧게는 10초, 길게는 10분 정도 지속된다.
안면홍조와 함께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증상도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비뇨생식기 위축. 폐경기가 되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 여성의 성기 부위인 질 상피 두께가 얇아지고 창백해지며 주름이 없어진다. 질 주변 조직의 혈류량도 감소해 점액분비 저하가 발생한다. 이런 증상으로 자궁경부가 위축되고 질벽이 탄성을 잃고 질이 좁아져 성교통이 유발될 수 있다. 질 내부 산도가 떨어져 각종 병균이 증식할 수 있어 질염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 50대 이후 부부관계를 기피하는 여성들이 많은 이유가 바로 이런 갱년기 증상 때문이다.
배뇨장애도 폐경기여성을 괴롭힌다. 폐경기에는 요도 점막이 위축돼 배뇨증상이 발생하는데 운동을 하거나, 기침ㆍ재채기를 할 때 소변을 참기 힘들게 된다. '소변이 나올까봐 크게 웃지도 못 하겠다'는 말이 있을 만큼 폐경기여성의 배뇨장애 증상은 심각하다.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증상이 발생함에 따라 폐경기여성들은 정신적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집중장애 단기기억장애 불안 신경과민 두통 불면증 공격성 등 정신적 불안정 증상이 폐경기 여성에게 발생 할 수 있다”고 했다.
폐경기증후군은 호르몬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지만 치료약물을 복용하면 유방자극, 자궁출혈 등 부작용이 두려워 많은 여성들이 치료를 꺼린다. 최근 한국화이자제약은 폐경기 증상 관리와 함께 골다공증 예방까지 겸한 폐경증상치료제 ‘듀아비브’를 선보였다. 회사 측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조직 선택적 에스트로겐 복합체 계열 약물”이라며 “기존 치료요법을 개선한 듀아비브가 폐경기 여성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듀아비브는 지난달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한국에서 출시됐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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