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 총리 인준 등 매듭 총력, 권영세 주중대사 교체… 거취 주목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 절차가 지연되면서 이와 맞물려 있는 청와대와 정부의 후속 개편 일정도 헝클어졌다. 청와대는 설 연휴 전인 16, 17일까지는 이 후보자 인준과 인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국회 설득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그러면서도 인사안 발표 시기가 설 연휴 이후로 넘어갈 경우에도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새누리당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처리를 밀어 붙이겠다는 분위기를 피우자 ‘청와대의 인사 개편안 발표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돌았다. 청와대가 인적쇄신 문제를 하루 빨리 털기 위해 여당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야가 오후 들어 본회의 개최일자를 16일로 연기하는 데 전격 합의하면서 인사 개편 일정도 16일 이후로 또 다시 늦춰졌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강행으로 여론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위험하다는 신호를 여당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여야 합의 직후 “총리가 인준되면 제청을 받아 개각을 하겠다는 원칙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설 연휴를 넘기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16일 오후에 이 후보자 인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총리 임명 재가안 서명 등의 절차를 서두른 뒤 16일 당일 오후나 17일 박 대통령과 이 후보자의 회동을 거쳐 곧바로 인사안을 발표하는 시나리오가 준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교체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김 비서실장도 자신의 거취 문제로 박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한다. 12일 권영세 주중대사가 조만간 교체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권 대사는 ‘소통형 젊은 비서실장’ 또는 ‘정권실세 통일부 장관’ 등으로 하마평에 올라 있다. 그러나 권 대사는 본지 통화에서 “당분간 쉬면서 내년 20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후임 비서실장으로는 김병호 언론진흥재단 이사장과 황교안 법무장관,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허남식 전 부산시장, 김원길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이름이 나온다. 청와대가 ‘소폭 개각’을 공식화한 가운데 해양수산부와 함께 통일부ㆍ법무부ㆍ외교부ㆍ국토교통부 등이 대상 부처로 거론된다. 청와대 정무특보단에는 새누리당 김태환ㆍ윤상현 의원, 정진석ㆍ이성헌 전 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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