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과 12년 '원클럽맨' 김철호
12년차 ‘성남맨’ 김철호(34ㆍ성남FC)는 이번 시즌 팀과 자신의 ‘완생’을 꿈꾸고 있다. 풋살 선수였던 그를 프로축구 무대로 이끈 김학범(55) 성남FC 감독과 김두현(35)이 함께라서 더욱 든든하다.
성남맨으로 뼈를 묻고 있는 김철호는 10일 해외 전지훈련 장소인 일본 구마모토에서 가진 본보와 인터뷰에서 “남들은 우리를 약체라고 평가하지만 올 시즌만큼은 그런 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많은 일로 팀이 어수선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력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팀이 평가절하되는 것은 억울한 일”이라며 “이번 시즌에는 팀의 조직력이 훨씬 끈적끈적해 졌다.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의기투합한 김두현에 대해서는 “전성기를 함께 한 선수였는데 실력은 여전히 손색이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두현이 형 같은 스타 선수가 팀에 합류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는 걸 느끼고 있다. 앞으로 의지가 많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철호는 2004년 성남에서 프로 데뷔를 한 이후 지금까지 유일하게 팀에 남아있는‘원클럽맨’이다. 이제는 성남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김철호 스스로도 “한 팀에 오래 있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팀의 주축이자, 선배로서 후배들을 챙기는 것 역시 그의 몫이다.
하지만 김철호 역시 재계약을 걱정해야만 하는 프로 선수다. 스스로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해지만 김철호는 지난 시즌부터 개인적인 일로 심신이 지친 상태였다. 김철호는 ‘호랑이 선생’같은 김 감독의 한 마디에 정신을 번쩍 차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감독님이 지난해 9월쯤 ‘배에 기름이 꼈다’며 크게 혼을 낸 적이 있다. 입단했을 때부터 가르쳐주신 분이 지적해주시니 다행히 정신을 차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철호는 다시 한번 이번 시즌이 성남FC의 ‘완생’이 될 거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망신 당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성남의 미래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대가 많이 되는 해”라고 힘줘 말했다.
구마모토=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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