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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두 마리에 물려 어린이대공원 사육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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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두 마리에 물려 어린이대공원 사육사 사망

입력
2015.02.1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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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의 동물원에서 사육사가 사자에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어린이대공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5분쯤 어린이대공원 내 동물원 맹수마을에서 사육사 김모(53)씨가 사자 방사장 안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내실 소방점검 중이던 동료직원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김씨 곁에는 암수 사자 한 쌍이 있었고, 사자가 갇혀 있어야 할 내실 4개 중 한 개의 문이 활짝 열린 상태였다.

김씨를 처음 발견한 동료는 “방사장에서 김씨가 하의가 벗겨진 채 엎드려 있었고, 그 주변을 사자 두 마리가 어슬렁거렸다”며 “발견 즉시 코끼리 사육을 맡은 동료직원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1시간 가량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병원 측은 “김씨 목에 난 큰 상처가 직접적인 사인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내용은 부검을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는 어린이대공원 측은 사고 발생 시간이 동물행동풍부화 프로그램(야생성 유지를 위한 먹이주기 및 운동) 직후인 것으로 보고 프로그램을 마치고 사육장을 정리하던 김씨가 순간적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프로그램 뒷정리는 사자를 모두 격리한 후 진행하는데, 총 7마리 사자 가운데 2마리가 별도 공간에 격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리가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격리장치 오작동인지 완전 격리 전에 사육사가 정리를 시작한 것인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김씨를 공격한 사자는 2006년생 수컷과 2010년생 암컷으로, 동물원은 사자 우리를 폐쇄하고 사자를 완전히 격리 조치했다.

어린이대공원 내 동물원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임시휴장에 들어간 상태로 사고 당시 일반 관람객은 없었다.

안찬 어린이대공원장은 “사람을 공격한 맹수에 대한 살처분 규정은 따로 없다”며 “향후 사자들의 처리 문제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1973년 개원해 2006년 무료 개방된 어린이대공원은 침팬지류, 코끼리, 열대동물 등을 포함 95종 4,100마리의 동물을 전시하고 있다. 어린이대공원에서 사육사가 맹수에게 물린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김민정기자 fac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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