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현대캐피탈 베테랑 센터 윤봉우(33ㆍ199cm)가 다시 살아났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김호철(60) 현대캐피탈 감독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2002년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윤봉우는 한국을 대표하는 센터다.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리그 등 큰 경기를 수없이 뛰었다. 현대캐피탈이 V리그에서 두 번 정상에 오를 때도 그는 그 곳에 있었다.
하지만 윤봉우는 올해 팀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11일 우리카드와의 홈경기 전까지 27경기에 출전, 세트당 블로킹이 0.485개에 그쳤다. 이 부문에서 10위 안에도 들지 못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윤봉우가 부활에 성공한 데는 외국인 선수 케빈(26ㆍ프랑스)의 ‘공’이 컸다. 원래 포지션이 센터인 케빈은 국내에서는 라이트로 뛰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새 포지션에 적응하지 못하던 케빈을 센터로 돌리는 경우가 늘어났고, 붙박이 주전 센터로 생각했던 윤봉우도 출전시간이 줄어들자 자극을 받았다.
윤봉우는 이날 우리카드전에서 ‘거미손’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블로킹을 무려 7개나 잡아냈다. 우리카드전에서 세트당 1.75개라는 발군의 기량을 뽐낸 것이다. 그는 이 경기를 통해 블로킹 9위(세트당 0.534개)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우리카드전에서 1세트를 25-27로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윤봉우가 팀 분위기를 바꿔놨다. 윤봉우의 블로킹이 살아나면서 현대캐피탈은 높이에서 우위를 점했고,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면서 귀중한 승점 3을 추가했다.
대한항공(14승13패)과 승점 43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 현대캐피탈(13승15패)은 다승에서 밀려 5위에 머물렀지만 3위 한국전력(17승10패ㆍ승점 47)을 4점 차로 추격했다. 현대캐피탈은 윤봉우의 활약으로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매년 이어져온 ‘봄 배구’의 불씨도 살렸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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