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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죽지세 소나무 재선충 확산, 방제에 총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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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죽지세 소나무 재선충 확산, 방제에 총력을

입력
2015.02.1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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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재선충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한동안 주춤하다가 3년 전부터 다시 번지기 시작한 재선충이 최근엔 파죽지세라 할 만큼 피해지역을 급속히 넓혀가고 있다. 산림청은 대대적인 방제작업 끝에 지난해 5월 재발병 및 확산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로도 확산이 계속돼 지난해 상반기 62곳이던 피해지역이 2월 현재 전국 72개 시ㆍ군ㆍ구로 늘어나고, 방재 후 재발지역도 전체의 50%에 이르고 있다. 산림청은 그제 재선충 재발률을 올해까지 30%로 낮추고 2017년엔 완전방제를 달성하겠다고 했지만 현행 방제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지 않고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 특유의 푸르고 청정한 산빛은 어느 곳에서나 싱싱한 생명력을 내뿜어왔던 소나무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기후변화 등으로 재선충 발생환경이 좋아지면서 위험은 날로 커지고 있다. 재선충은 불과 20일 만에 수십 만 마리로 번식하면서 수액 이동로를 막고 조직을 파괴해 솔잎을 적갈색으로 퇴색시키며 소나무를 말려 죽인다. 독자적인 이동능력이 없어 공생관계인 솔수염하늘소에 기생하다 소나무에 침입한다. 재선충 자체를 박멸하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방제는 주로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유충이 자라는 고사목 벌채 및 방역, 훈증 등에 집중되고 있다. 문제는 방제 현장감독 부실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작업이 빈발하고 있는 점이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지난해 재선충이 발생했던 울산에서는 감염 소나무에 대한 방제 뒤처리가 부실하거나, 방제업체가 아예 작업도 않고 2억 원을 챙겼다가 적발된 경우까지 있었다. 산림청에서 각 지자체, 지자체에서 민간업체로 방제업무가 하청 이관되면서 현장 감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부실과 비리가 발생한 것이다. 여지껏 재선충 실태를 전국 단위로 관리하는 통합시스템조차 없다는 건 더 큰 문제다. 그러다 보니 각 지자체의 발생신고를 받고서야 산림청이 뒤늦게 방제에 나서는 식이 되풀이 돼 예방과 확산 차단에 늘 한 걸음씩 뒤처지게 됐다.

산림청은 지난 2005년 제정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을 조속히 개정해 국가 차원의 재선충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 방제시스템을 개편해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제도 개선만으론 부족하다. 당장 어제도 춘천 등에서 재선충 재발이 확인될 정도로 확산세가 급한 만큼 지금부터라도 방제 현장에 대한 철저한 지휘ㆍ감독, 부실 및 비리에 대한 엄중한 문책에 나섬으로써 방제 기강을 다질 필요가 크다. 산림청은 ‘3년 내 우리나라 소나무가 전멸할 수도 있다’는 시민단체의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때를 놓치는 바람에 끝내 재선충과의 싸움에서 패해 소나무 고사를 바라만 볼 수밖에 없게 된 일본의 전철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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