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4개국 정상회담이 16시간의 밤샘 마라톤 협상 끝에 15일 휴전하는 내용을 담은 포괄적 합의안을 도출하고 종료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이 합의안을 실제 이행할지 여부가 불투명해 안정적인 휴전 상태가 정착될지는 미지수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이 15일 0시부터 휴전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또 정상들은 회담에서 친(親)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자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고 중화기 철수와 비무장지대 설정에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외신에 따르면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은 지난해 9월 민스크 휴전협정에서 설정된 전선에서 최소 25㎞ 이상씩 중화기를 철수시켜 최소 50㎞ 이상의 비무장지대를 만들기로 했다. 중화기 철수는 휴전 개시 이틀 안에 시작해 14일 내에 완료하기로 했다. 휴전과 중화기 철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감시한다.
양측은 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주민들의 합법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개헌을 올해 말까지 실시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국경 통제도 두 공화국과의 협의를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어젯밤은 내 인생에서 최고의 밤이 아니었지만 오늘은 그래도 여러 다른 점에도 불구하고 주요 합의를 이끌어 냈기 때문에 좋은 아침이라고 생각한다”며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자치권과 관련 어떠한 합의도 한 적 없다”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동부 지역의 자치권을 인정하되 해당 지역 선거를 중앙정부가 주관하는 등 자치 수준을 우크라이나 의회와 정부가 결정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4개국 정상회담 막바지에 “러시아가 일부 사안에서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가 분리주의 반군에 대한 지원을 즉각 중단할지도 불확실하다. AFP통신은 민스크에서 회담이 시작된 11일 저녁에도 약 50대의 탱크와 40대의 다련장로켓시스템 등이 러시아에서 루간스크 지역으로 투입됐다고 전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아직 많은 작업을 해야겠지만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이후 이어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벌어진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의 전투로 지금까지 5,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최근 정상 회담을 앞두고 둘의 교전은 더욱 심해진 상황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이 우크라이나에 17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추가 지원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이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동부 지역 교전으로 최대교역국인 러시아로의 수출이 막히는 등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