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도시형 생활주택 화재 계기
요양원 등은 내부에 난연성 마감재
앞으로 새로 짓는 6층 이상 건물의 외벽은 열에 강한 불연ㆍ준불연 마감재를 사용해야 한다. 1층을 주차장으로 이용하는 필로티 구조의 경우, 출입구 앞에 전용 대피로를 확보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축법 시행령 등 관련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달 경기 의정부에서 발생한 도시형 생활주택 화재사고 당시 건물 외벽 마감을 콘크리트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인 ‘드라이비트(Drivit)’ 공법을 적용해 피해가 컸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후속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건축물 외벽에 불연ㆍ준불연 마감재를 사용해야 하는 대상이 기존 30층 이상에서 6층 이상 건물로 확대된다. 따라서 건축주는 6층 이상 건물을 지을 땐 불연 성능을 갖춘 단열재를 사용해 마감을 해야 한다. 또 종교ㆍ숙박시설, 요양원 등 거주 인원이 많거나 노약자가 이용하는 건물은 규모에 관계없이 내부에 난연성 마감재를 사용해야 한다.
상업지역 내 건축물의 경우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으면 주변 대지와 최대 6m까지 떨어뜨려 지어야 한다. 화재 발생 시 불이 옆 건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현재 상업지역 내 도시형 생활주택은 거리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와 함께 건물 1층이 필로티 구조인 경우, 대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출입구 앞에 차단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신축 건물에만 적용되는 만큼, 이미 지어진 도시형 생활주택의 안전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현재 전국에 23만4,631가구가 들어섰으며 이 중 서울에만 8만가구가 몰려 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정부는 위험도가 높은 건물은 관련법을 소급 적용하는 등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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