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상무 징역 8월·국토부 조사관은 집유

'땅콩 회항' 사태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사진) 전 부사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는 12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견과류 제공 서비스 문제와 관련해 사무장을 하기한 것은 승객 안전을 볼모로 비상식적인 행동"이라며 "자신의 자가용 마냥 항공기를 후진했다"고 판시했다.

또 "항공기가 다시 게이트로 돌아와 사무장을 내리고 출발했다"며 "당초 예정된 경로를 변경한 것으로 항로변경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항공기 내에서 승무원 등에게 폭언·폭행을 하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해 사무장을 하기시킨 혐의로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여모(58)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상무에 대해서도 징역 8월을 선고했다.

김모(55) 국토교통부 조사관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조현아 1심 선고공판 취재 열기. 연합뉴스

다음은 재판부에서 밝힌 판결 이유의 주요 내용.

◎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피고인 조현아가 램프 지역에서 지상이동 중인 항공기를 게이트로 되돌아가게 한 행위를 항공보안법 제42조의 ‘운항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한 것으로 보아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 죄형법정주의의 이념에 따라,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유추해석해서는 안 되나,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도 가능한 문언의 의미 내에서 당해 규정의 입법취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나 법률체계적 연관성에 따라 그 문언의 논리적 의미를 밝히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은 그 규정의 본질에 가장 접근한 해석을 위한 것으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 항공보안법 제2조 제1호는 ‘운항중’을 ‘승객이 탑승한 후 항공기의 모든 문이 닫힌 때부터 내리기 위하여 문을 열 때까지’로 정의하고 있고, 이는 이륙 전, 착륙 후의 지상이동 상태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한편, ‘항로’에 대하여는 항공보안법, 항공법 및 관련 법령에 그 정의가 없다. ‘항로(航路)’의 사전적 의미는 ‘항공기가 통행하는 공로(空路)’이기는 하나, 입법자가 항공보안법 제42조의 항로를 이러한 뜻으로 정하고자 하였다면, 항공법에 정의규정이 있는 ‘항공로’라고 명시하였으리라고 보이고, ‘항로’를 ‘항공로’라고 해석할 경우 ‘운항중’의 개념에도 불구하고 항공보안법의 적용범위를 축소하게 되므로, 항공보안법 제42조의 항로는 그 사전적 의미 외에 입법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법률체계적 연관성을 고려하여 해석되어야 한다.

○ 국토부 고시인 ‘항공로공역설정기준’은 항로를 지표면에서 200m 이상의 공역(관제구)이라는 취지로 정의하나, 위 정의는 계기비행절차와 관련하여 위 기준에만 적용되는 것이고, 법률 등 상위법령에까지 적용될 수는 없으며, 더구나 항공보안법의 항로변경죄에 있어 공로를 200m 이상과 이하로 구별할 이유도 없다. 항공법 관련법령은 ‘항로’를 노선, 진행방향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고, 통일적으로 공로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 민간항공의 안전과 관련하여 1963년 채택된 도쿄 협약은 보호대상인 항공기 범위를 '이륙을 위하여 시동을 켠 때부터 착륙 활주가 끝난 때까지'라고 정하였는데, 이후 채택된 헤이그 협약, 몬트리올 협약은 보호대상인 항공기의 범위를 ‘운항중’으로 확대하였고, 우리 항공보안법은 이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입법취지에 비추어 항공보안법 제42조의 보호대상을 ‘운항중’의 범위보다 좁게 해석할 수는 없다.

○ 따라서 피고인 조현아가 램프 지역에서 지상이동 중인 항공기를 게이트로 되돌아가게 한 행위는 항공보안법 제42조의 항로변경죄에 해당한다.

◎ 피고인 조현아, 여운진은 공모하여 직원들에게 국토부 조사에서 허위진술을 하게 하는 등 위계로써 국토부의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혐의로도 기소되었는데, 국토부가 피고인 조현아의 폭행을 밝혀내지 못한 것은 대한항공 임원을 참석시켜 승무원들이 진실을 말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조사하는 등 국토부의 불충분한 조사가 원인으로 보일 뿐이어서 공소사실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어 이 부분은 무죄를 선고한다.

◎ 한편, 피고인 여운진에 대한 2014. 12. 6. 사무장의 최초 보고서를 삭제하게 한 증거인멸 혐의는, 그때까지는 이 사건 램프리턴 사태가 언론에 밝혀지지 않았고 국토부 조사도 시작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위 보고서가 유출될 경우 대한항공이나 경영진의 이미지가 손상될 우려가 있어 이를 삭제하게 한 것으로 보이고,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를 인멸할 고의는 없었다고 보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 피고인 조현아에 대하여, 항로변경으로 인한 항공보안법위반죄를 유죄로 판단한 점, 피해자인 박창진, 김도희로부터 용서받거나 합의하지 못했고, 박창진, 김도희가 받고 있는 고통이 매우 큰 점 등을 고려하여 실형을 선고하되, 이 사건 항공기 램프 리턴으로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은 점, 피고인 조현아가 세부 사실을 일부 다투나 이 사건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점, 위 피고인이 언론보도에 따른 여론 악화로 상당한 고통을 받은 점, 위 피고인이 초범이고, 20개월 된 쌍둥이 아기의 어머니인 점, 피해자들을 위하여 공탁한 점, 대한항공에서도 관련자들의 정상 근무를 위하여 노력하겠다고 하는 점 등을 참작하여 징역 1년의 형을 선고하였다.

◎ 피고인 여운진에 대하여, 회사 경영진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하여 이 사건 램프리턴 사태의 발단을 사무장, 승무원들의 잘못으로 돌리면서 그들에게 심한 고통을 가한 점, 국토교통부 조사의 공정성, 염결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키고 국가의 수사·사법작용을 방해한 점 등을 고려하여 실형을 선고하되, 위 피고인이 초범인 점, 경영진의 잘못을 은폐하는 것이 회사를 위한 것이라는 잘못된 신념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증거인멸·은닉교사 범행은 우발적으로 저지른 점,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등을 고려하여 징역 8월의 형을 선고하였다.

◎ 피고인 김운섭에 대하여, 국토교통부 소속 감독관인 위 피고인이 담당한 조사의 결과를 누설함으로써 국토교통부의 공정성, 염결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점을 고려하여 징역형을 선택하되, 피고인 여운진과의 인간적인 관계에 이끌려 그 부탁을 뿌리치지 못한 채 비교적 경미한 조사결과를 소극적으로 제공해 온 것으로 보이고, 조사에 임하여서는 나름대로 공정한 자세를 견지하였고 조사결과 자체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참작하여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였다.

디지털뉴스부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열린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부지방법원에 호송차량이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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