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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클래식? 가족 사랑 담긴 특별한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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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클래식? 가족 사랑 담긴 특별한 클래식"

입력
2015.02.1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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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전공한 적 없는 평범한 가족… 4악장 작곡, 전문 연주자들이 연주

신동훈ㆍ김정이씨 가족이 지난 7일 경기 군포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자작으로 연주까지 한 클래식 실내악 ‘우중 캠핑 2박3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신동훈ㆍ김정이씨 가족이 지난 7일 경기 군포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자작으로 연주까지 한 클래식 실내악 ‘우중 캠핑 2박3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지난 7일 경기 군포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조금 특별한 연주회가 열렸다.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플루트, 호른, 팀파니 등 전문 연주자들이 평범한 가족들의 실내악 작품 7곡을 차례로 연주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신동훈(42) 김정이(43)씨 가족이 작곡한 곡 ‘우중(雨中) 캠핑 2박3일’은 곡의 완성도 면에서 눈에 띄었다. 4악장 약 10분 길이의 곡인데 “가족 에피소드를 음악으로 재미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씨 가족이 ‘꼬마 작곡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건 지난해 11월부터. 신씨는 건축업체 직장인이고 김씨도 평범한 주부다. 김씨가 평소 클래식을 좋아했던 것 외에 신씨와 그의 두 자녀도 정식 음악 공부를 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김씨가 “꼭 형식을 갖추지 않더라도 상상력과 창의력만 발휘하면 누구나 음악을 만들 수 있다”고 가족들을 설득해 매주 주말 3시간씩 작곡에 대한 기초 이론과 악기 특성, 창의력 교육 등을 받았다.

작곡 작업은 지난 1월 중순부터 돌입했고 한 달여 산고 끝에 ‘우중 캠핑 2박3일’을 만들었다. 가족 4명이 각각 한 악장씩 작곡을 맡은 이 곡은 지난해 여름 지리산 캠핑장으로 휴가를 떠났다가 예기치 않은 큰 비를 만났지만 끝내 노고단 등반에 성공했던 경험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구성한 뒤 멜로디를 입혔다.

‘기대되는 휴가’라는 부제를 붙인 1악장은 아들 영환(12)군이 작곡했는데 가볍고 신나는 분위기로 꾸며 오랜만에 가족 여행을 앞 둔 설렘을 표현했다. 2악장 ‘휴가 시작!’은 신동훈씨가 맡았다. ‘후두둑 후두둑’ 쏟아지는 빗 소리를 텐트 안에서 듣는 즐거움을 표현했다. 3악장 ‘빗 속의 행복’은 막내 예은(10)양의 몫이었다.

비는 쉽게 그치지 않았고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지만 텐트 안에서 가족들의 온기를 느끼며 보낸 소중한 시간들을 표현했다. 마지막 4악장 ‘노고단 등반’은 김씨가 맡았다. 휴가 마지막 날 비가 잦아들자 산에 올랐고 거짓말처럼 안개가 걷히면서 만끽하게 된 정상에서의 기쁨을 곡에 담았다. 마지막 악장인 만큼 1~3악장의 주 선율을 조금씩 다듬어 보탰고 웅장하고 화려한 분위기도 한껏 냈다.

김씨가 ‘꼬마 작곡가’ 프로그램에 참여하자는 제안을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탐탁지 않았다고 한다. 신씨는 “주말에 쉬고 싶은데 굳이 따분한 클래식을 공부해야 하느냐”고 반대했고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의 예은양도 낯선 사람들과 만나는 걸 꺼렸다.

하지만 신씨 가족은 이제 음악회에 가서도 더 이상 졸거나 딴짓 하는 일이 없어질 정도로 클래식에 대한 애정이 커졌다. 신씨는 “작품의 완성도도 호평 받았지만 하나의 목표 아래 온 가족이 뭉쳐 울고 웃었던 경험이 가장 큰 소득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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