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쫓겨 무리하게 작업한 듯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당종합체육관 신축공사장에서 작업 중이던 건물 천장이 무너지면서 인부 11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부들은 전원 구조됐지만 무리한 공사 진행 때문에 발생한 인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53분 2층 천장 슬라브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을 하던 중 46m 길이의 슬라브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10여m 아래 지상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거푸집 위에 있던 인부를 포함, 아래에서 작업 중이던 조모(40)씨 등 11명이 무너져 내린 콘크리트와 건물 잔해에 깔렸다.
동작소방서는 신고 접수 직후 현장에 소방차 30대와 소방관 98명을 급파했으며 20여분 뒤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이 인부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사고 발생 2시간 27분 만인 오후 7시20분에는 타설공 6명 등 인부 11명 전원이 구조돼 중앙대병원, 강남성심병원 등으로 후송됐다. 이들 중 콘크리트에 완전히 매몰된 권모(44)씨 등 3명은 중상을 입었고, 나머지 8명은 경상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에는 중국 남성 3명도 포함됐다.
사고 원인은 무리한 공사일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낡은 흑석체육센터를 대신해 2013년 6월 시작된 사당종합체육관 신축공사는 재정 부족으로 한 차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가 재개돼 올해 6월말 준공할 예정이었다. 준공이 넉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현재 공사 진행률은 60%에 불과하다. 때문에 공사 일정에 쫓긴 시공사 측이 슬라브에 콘크리트를 과도하게 쏟아 붓는 바람에 거푸집과 거푸집을 받치고 있던 철근 구조물이 하중을 이기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동작구는 지난달 현장점검을 통해 하중 과다 문제를 지적했고, 시공사가 한 차례 설계를 변경하기도 했다. 설계 변경 후 바뀐 공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서둘러 시공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떤 경우든 시공사 측이 공사를 빨리 진행시키려다 사고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다분하다. 또 동작구는 이날 오전 공사현장 점검을 했지만 아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해 시공사와 함께 사고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사당종합체육관(연면적 7,102㎡)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동작구가 정부와 서울시로부터 사업비 43억원을 지원받아 아트건설과 선라이즈종합건설에 공사를 발주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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