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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횡단 사망자 절반이 집 근처서 사고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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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횡단 사망자 절반이 집 근처서 사고 났다

입력
2015.02.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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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사고 80% 부주의 탓, 58%가 귀가·퇴근길에 발생

지난달 5일 오후 8시20분쯤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아파트 경비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정모(당시 67세)씨가 무단횡단을 하다 택시에 치여 숨졌다. 사고지점에서 정씨의 집까지 거리는 겨우 550m로 근처 지리를 잘 안다는 안이한 생각에 교통신호를 무시한 것이 끔찍한 사고를 불렀다.

서울경찰청은 올 1월 한 달간 서울시내 교통사고 사망자 분석결과 상당수가 주거지역 근처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교통사고로 사망한 보행자 26명 중 도로나 횡단보도를 무단횡단 하는 등 보행자 부주의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21명으로 전체의 80.8%를 차지했다. 또 사망 보행자 중 14명(54%)이 사고장소에서 주거지까지 직선거리가 1㎞ 이하인 지점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집 근처 도로나 신호체계에 익숙하다고 판단해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빨리 가려던 것이 사망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사망자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고령 노인이 14명(53.8%)으로 가장 많았다. 50대 사망자도 5명(19.2%)으로 조사돼 연령대가 높을수록 사고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8~10시 사이에 6명(23.1%)이 사고를 당해 가장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심야시간대인 자정에서 오전 4시 사이에도 5명(19.2%)이 사망했다.

사망 보행자 중 57.7%(15명)가 귀가ㆍ퇴근 중에 사고를 당했다. 산책 11.5%(3명), 폐지수집 7.7%(2명)이 그 뒤를 이었다.

경찰은 무단횡단으로 인한 보행자 사망사고를 막기 위해 12~21일까지 홍보ㆍ계도기간을 거쳐 한 달간 편도 2차로 이상 도로에서 무단횡단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중앙버스 전용차로 등 무단횡단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곳에는 서울시와 협의해 안전펜스, 간이 중앙분리대 등 안전시설물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고령의 노인 보행자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경로당과 폐지수집업체 등을 방문해 보행 시 주의사항을 설명하는 등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야간시간대에 운전자가 보행자를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반사조끼, 반사지팡이 등을 나눠줄 계획이다. 경찰은 “평소 잘 다니는 길이라도 한 순간의 방심이 교통사망사고로 이어진다”며 “교통신호를 잘 지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형직기자 hj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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