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물밑교섭 전문가 6자 차석대표 겸임할 듯
북미 물밑교섭 전문가였던 한성렬 전 유엔 주재 북한 차석대사가 외무성 미국국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 전 미국국장의 폴란드 대사 임명에 따른 자연스런 인사 이동이긴 하나,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대비하는 신호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북한의 대미 라인은 강석주 노동당 국제비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한성렬 국장, 안명훈 유엔 차석대사로 재편됐다”며 “북한이 향후 북미대화 재개를 고려한 장기적인 포석으로 한성렬을 기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성렬은 6자회담 차석대표도 겸임할 전망이다.
한성렬은 2002~2006년, 2009~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약 8년 동안 유엔 차석대사로 근무하며 북한의 대미교섭 한 축인 뉴욕채널을 맡았다. 2012년에는 미국의 식량 지원을 대가로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핵개발을 중단하는 북미 2ㆍ29 합의에 한 몫을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성렬 임명을 두고 북한이 대미관계에서 전향적 행보에 나서기 위한 첫 신호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성 김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와 북한 간 대화 재개 조건 협의를 위한 물밑접촉이 이어지고 있다. 북미대화는 물론 6자회담 재개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되는 상황이다.
다만 한성렬 임명을 지나치게 확대해석 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의 대외정책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유엔 차석대사와 외무성 미국국장은 북한에서 같은 급이고 한성렬이 승진한 것이 아니라 수평 이동한 것”이라며 “한성렬 임명은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보이지만 북미관계의 향방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북한은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앞두고 잔뜩 움츠린 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여기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북한 붕괴 발언 등 압박에 북한이 강하게 반발 중이어서 단기간 내 북미관계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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