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구체적 실천과제와 목표를 담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시민의 약속’을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서울 시민이 주도할 ‘시민의 약속’은 2020년까지 1,000만 톤의 이산화탄소(CO₂)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CO₂ 1인 1톤 줄이기’ 운동의 일환이다. 이 운동에는 25개 서울시 자치구와 시 교육청을 비롯한 각종 환경단체가 동참한다. 실천방안으로 대중교통이용, 종이컵 사용자제, 분리수거 철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등 손쉬운 내용을 제시했다.
▦ 그렇다면 서울시가 목표로 내세운 연간‘CO₂1톤’은 어느 정도의 양일까. 2007년 기준국민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5.3톤이다. 소형 자동차의 경우 주행거리 5km당 1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1년에 1만5,000km를 주행하면 3톤의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행거리를 5,000km 줄이면 서울시의 1인당 목표인 1톤을 줄일 수 있다. 200g짜리 신문 한 부를 제작하는데 200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커피 한 잔은 100g이다. 또 호흡을 통해 1인당 하루 70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 환경학자 옌스 죈트겐 등의 공저 ‘이산화탄소: 지질권과 생물권의 중개자’에 따르면 이산화탄소는 우리가 호흡할 때뿐 아니라 거의 모든 활동에서 생성된다. 물건의 생산, 수송, 소비과정 등에서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흔히 사용되는 탄소발자국이라는 개념은 특정 활동으로 인해 대기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알려주는 것으로 계산법이 그리 쉽지는 않다. 예를 들면 커피 한잔도 생산과 운반, 판매와 사용 시기마다 탄소 배출을 측정할 수 있다. 소비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포함하면 값이 커진다.
▦ 이산화탄소는 물이나 산소와 마찬가지로 생명체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체다. 식물과 조류는 이산화탄소와 빛을 이용해 탄소 유기화합물과 산소를 생성하고, 인간과 생물은 산소와 탄소 유기 화합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자연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량이 산업사회가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량의 15배를 넘는다고 한다. 적지 않은 학자들은 그래서 이산화탄소가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박대 받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언론이 이산화탄소의 위험성만 강조하는 것에 불만이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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