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 지역 간 세싸움 5명 구속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10시 30분쯤 경남 김해시 서상동 김해외국인거리의 한 주점에서 정글도와 각목이 동원된 패싸움이 벌어졌다. 조직폭력배들간 싸움을 방불케 하는 집단 난투극을 벌인 이들은 모두 캄보디아 출신 근로자들이다. 이날 싸움에 뛰어든 상당수가 3~5주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었고, 주점의 의자와 테이블 등이 부서져 100만원 상당의 피해도 발생했다.
이들은 각각 김해 한림공단과 부산 사상공단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다. 싸움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김해 한림공단에서 일하는 챔모(22)씨가 부산 사상공단 근로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면서다. 이에 앙심을 품고 있던 김해 패들이 이날 주점에서 부산 패와 마주치자 동료의 복수를 하겠다며 폭력을 행사했고, 순식간에 패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평소에는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다 주말이면 김해 외국인거리로 나와 삼삼오오 어울려 다니던 이들이 술김에 우발적으로 충돌하며 지역간 세(勢)싸움으로 확대됐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남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1일 부산과 김해지역 공단에 근무하는 린모(24)씨 등 캄보디아인 5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집단흉기 등 상해)혐의로 구속하고 온모(22)씨 등 같은 국적의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했다. 또 집단난투극에 가담했다가 달아난 캄보디아인 9명을 쫓고 있다.
최기동 경남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수사1팀장은“전국에서 경기 안산시 다음으로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 김해에서 이처럼 외국인 근로자들간 집단 난투극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라며 “이국에서 어렵사리 살아가는 근로자들이 한 순간의 실수로 코리안 드림을 접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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