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제 유가 하락을 전략유 비축을 늘리는 호기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중앙재경영도소조 제9차 회의에서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상황과 새로운 변화를 바짝 뒤쫓아야 한다”며 “이익과 손해에 민첩하게 대응, 전략유 비축 제도를 더욱 완벽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전략유 비축을 늘릴 것을 시 주석이 지시한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원유 비축량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경제참고보 등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전략 비축용으로 구입한 원유는 모두 1,700만톤으로, 2013년(850만톤)의 2배에 달했다. 특히 국제 유가가 하락한 2014년6월 이후 집중적으로 월간 원유 수입량을 꾸준히 늘려 왔다. 2014년12월엔 무려 3,100만톤의 원유를 수입해 월간 수입 규모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올 들어서도 매월 2,500만톤 이상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중국의 전략유 비축량은 미국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중국은 이에 따라 전략유 비축기지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 등 4개 도시에 1,243만톤 규모의 전략유 비축 기지 건설 1단계 사업을 완료한 데 이어 곧바로 2단계 사업에 착수한 상태다. 3단계까지 이어지는 이 사업을 통해 중국은 현재 60일분 수준인 전략유 비축량을 2020년까지 90일분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 소식통은 “전략유 비축을 늘려야 하는 중국에게 국제 유가 하락은 하늘이 내려 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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