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 장애 14년 김영혁씨
한남대 박사 학위… 조달청 취업도
중학생때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1급 장애인이 되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학업에 열정을 불태워 박사학위를 받는 청년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13일 열리는 한남대 학위수여식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는 김영혁(28)씨. 김씨는 2005년 컴퓨터공학과에 입학, 학부를 마친 후 2009년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와 박사과정을 끝내고 마침내 영예의 박사모를 쓴다.
김씨는 박사학위 취득에 앞서 취업에도 성공해 겹경사를 맞게 됐다. 지난해 국가공무원 7급 특채 시험에 합격해 12월부터 조달청에서 나라장터 운영과 관련된 전산업무를 맡고 있다.
김씨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01년 6월. 밤길 횡단보도를 건너다 승용차에 치였다. 같이 있던 친구들의 도움으로 병원에 긴급 후송돼 11시간의 대수술 끝에 다행히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이후 9개월 동안 병원에서 재활치료의 시간을 보냈다.
김씨는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는 동안 학업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어머니의 말에 따라 학교를 다녔고, 같은 학년 동기들과 함께 고등학교에도 진학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휠체어 생활을 하는 그를 위해 고등학교 3년내내 직접 운전을 해 등하교를 시켰다. 학교생활은 고교에 진학해 만난 친구 2명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들 친구는 김씨와 같이 한남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해 대학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김씨는 “친구들이 곁에 없었다면 강의실 이동 등 공부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항상 곁에서 응원해주고 도움을 준 친구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을 위해 배려해 준 학교측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입학했을 때 공대의 엘리베이터에 거울이 없어 후방을 보지 못해 휠체어를 타고 내리는데 불편을 겪었다”며 “당시 학장님께서 저의 불편함을 전해 듣고 학교에 건의해 공대의 모든 엘리베이터에 거울을 부착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장애가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 것이 오늘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앞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교육봉사를 통해 희망을 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남대는 13일 학위수여식을 열고 학사 2,100명, 석사 242명, 박사 42명 등 모두 2,384명의 졸업생을 배출한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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