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남편 살해 혐의도 인정
법원이 ‘포천 빌라 살인사건’ 피고인에 대해 남편 살해 혐의까지 인정, 중형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형사12부(부장 한정훈)는 11일 의정부지법 2호 법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남편 박모(51)씨와 내연남이었던 전 직장동료 A(49)씨를 살해하고 시신 2구가 있는 집에 8세 아들을 방임한 혐의(살인 및 사체은닉, 아동복지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이모(51ㆍ여)씨에게 징역 2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체를 장기간 은닉하고 아이를 방치한 뒤 다른 사람과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등 피고의 범행이 엽기적”이라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씨가 재판 내내 부인했던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봤다. 남편의 진료기록 등 행적과 유서 유무, 아들 등 관련자 진술, 사체 부검결과 등을 토대로 자연사나 자살, 제3자에 의한 타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현재로선 남편의 사인은 (약물)중독사가 유력하다”며 “피고는 남편이 아침에 일어나보니 죽어있었다고 주장하나 남편의 사체에서 피고가 복용했던 고혈압, 우울증 약의 성분인 아네놀롤과 독실아민이 특별한 사정없이 치사량을 초과해 검출될 리 없다”고 설명했다. 또 “남편이 자연사했다면, 사체를 묻든지 외부에 알리는 게 정상이나 은닉했고 이를 말하는 아들을 혼내기까지 했다”며 피고의 행적 등에 범행을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가 초범이고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점, 나이 등을 참작해 검찰의 구형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지난해 8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직접 증거가 없었지만, 남편 살해 혐의를 추가해 기소한 뒤 무기징역을 구형했었다.
의정부지검 김희준 차장검사는 “간접증거와 정황증거를 방대하게 모아 범행을 입증한 사례”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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