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 연세로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조성된 건 지난해 1월이었다. 기존의 4차로를 2차로로 줄여 보도 폭을 넓히고, 도로는 연세대와 신촌역 방면으로 각각 편도 1차선만 운영해 보행자 중심의 도로를 만든 것이다. 이 도로에는 버스를 비롯해 구급차 등 긴급 차량이나 자전거, 보행자만 다닐 수 있게 했다. 주말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될 때는 버스도 출입이 통제됐다.
걷기가 편해지자 보행량이 먼저 늘었다. 시간당 평일 보행량은 도로 조성 전인 2013년 4,200명에서 5,300명으로 1,000명 이상 증가했다. 주말의 경우 2013년에 비해 3,000명 증가한 8,000명으로 집계됐다.
도로의 무게 중심이 ‘자동차’에서 ‘사람’으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상권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서울시가 BC카드 가맹점 1,000여 개소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신촌 점포를 들른 시민은 지난해와 비교해 28.9% 증가했고 매출건수와 매출액은 각각 10.6%, 4.2% 늘었다. 국내 경기 침체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매출 증가세라는 것이 구 안팎의 평가다.
연세로 주변 노점상들의 풍경도 변했다. 협동조합을 출범해 기존 포장마차 노점을 ‘스마트 로드숍’으로 바꾸는 한편 점포를 규격화해 크기를 조정하고, 외관도 깔끔하게 바꿨다. 최근에는 연세로에 신촌의 다양한 지역 이야기를 음악 소재로 구현한 이야기 버스인 ‘신촌 플레이버스’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지난해 7월 26일부터 이틀간 연세로에서 열린 신촌 물총축제에는 경찰 추산 3만5,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했다”면서 “연세로를 매개로 신촌만의 독특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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