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비 영업익 1209% 증가하고
주가 8배 올라 18만원대… 시총 2조
모바일 게임 글로벌 출시 잇따라 1위
게임빌과 인프라 공유하며 시너지

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 게임 한 우물만 파온 게임업체 ‘컴투스’가 작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게임업체 성공신화를 새로 썼다.
컴투스는 10일 지난해 매출 2,347억원, 영업이익 1,012억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컴투스가 영업이익 1,000원대를 돌파한 것은 작년이 처음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88% 영업이익은 무려 1,209% 늘어난 성적표다. 작년 4분기만 떼어 놓고 보면 더 놀랍다. 매출액은 837억4,000만원으로 318.7% 늘었고, 영업이익은 360억1,2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700배가 넘는 7,458.7% 급증했다.
이 같은 컴투스의 깜짝 성장으로 주가도 수직 상승 중이다. 작년 1월 3일 종가 기준 2만4,750원에 그쳤던 이 회사 주가는 10일 18만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무명에 가까웠던 컴투스가 불과 1년여 만에 시가총액 2조원에 육박하는 정보기술(IT) 공룡으로 급성장한 비결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야심 차게 내놓은 모바일 게임들이 잇따라 ‘잭팟’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작년 4월 한국 시장에 먼저 내놓은 자체개발 역할수행게임(RPG)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다. 현재 130여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이 게임은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기준 홍콩에서 1위에 올라있고,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총 54개 국가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 기준으로는 그리스 베트남 등 18개국 1위, 마카오 등 84개국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며 더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내려받기 횟수는 3,000만건에 육박하고, 이 가운데 해외 비중은 80%가 넘는다. 전 세계 2,000만여명이 내려 받은 모바일 낚시 게임 ‘낚시의 신’도 매출의 90% 이상이 북미와 유럽 동남아 등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컴투스의 전세계적 성공은 1998년 설립 이래 모바일 게임만을 고집했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스마트폰 등장 전까지 모바일 게임은 휴대폰 제조사별, 국가별, 통신사별로 규격화 돼있지 않은 탓에 한 가지 게임도 수십가지 버전으로 제작해 출시해야 했다. 이런 환경 때문에 벤처기업인 컴투스가 뚜렷한 성과를 거두는 것이 어려웠지만, 이때의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의 축적이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최대주주가 창업자에서 게임업체 게임빌로 바뀌면서 컴투스의 정체성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는데, 양 사는 인프라와 플랫폼 등 공유를 통해 성공적인 합병을 이뤄냈다.
컴투스는 애초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국내 게임업계 ‘성공관문’으로 통하는 카카오게임에는 입점하지 않았다. 대신 글로벌 플랫폼인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와 손잡고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이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컴투스는 10일 작년 실적 발표와 함께 매출 3,989억원, 영업이익 1,571억원 달성을 올해 목표로 제시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주요 권역별 해외 지사를 통해 드래곤기사단과 소울시커 등 새로 출시한 게임들의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