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상황에서 주인을 깨워 대피 시킨 애완견, 등산 중 조난 당한 부상자를 찾아낸 구조견 등 견공들의 맹활약이 화제다.
10일 오전 0시40분쯤 부산 사상구 모라동의 한 아파트 4층에서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안방에서 잠을 자던 김모(77ㆍ여)씨는 애완견이 요란히 짖는 소리에 깨어나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 아들 임모(61)씨를 깨워 대피, 인명피해를 막았다. 김씨와 임씨는 인터폰으로 불이 난 사실을 경비실에 급히 알린 뒤 애완견과 함께 집을 빠져 나왔다.
김씨 모자를 살린 애완견은 ‘둥이’라는 이름의 수컷 마르티네스. 김씨 모자는 1년 전 ‘둥이’를 분양 받아 애지중지 키워왔다. 김씨는 “평소 얌전한 애완견이었는데 이날 따라 유독 큰 소리로 짖어 잠이 깼다”며 “둥이가 우리 목숨을 살렸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같은 날 양산에서는 인명 구조견이 등산 중 조난을 당한 80대 노인을 3일만에 발견해 목숨을 구했다. 국민안전처 중앙119구조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박모(84)씨가 경남 양산 상북면의 염수봉을 등산하다 다리를 다쳐 조난당했다. 함께 등산했던 정모(77)씨는 다음날 새벽 3시께 혼자 가까스로 하산해 소방서에 도움을 요청했다.
소방당국은 8일 오전부터 구조견과 소방대원 130여명을 동원해 염수봉 일대를 수색했지만 박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당국은 이튿날인 9일 다른 지역에서 구조견 4마리와 소방헬기를 파견 받아 총력 수색작전에 들어갔다. 5개조로 편성된 구조견 팀은 정상부근에서 아래로 수색을 진행했다.
박씨가 조난 당한 지 하루 반나절 가량 흐른 10일 오전 0시45분께 구조견 ‘번개’가 4부 능선 등산로 주변에 쓰러져 있던 박씨를 발견, 무사히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발견 당시 박씨는 저체온증과 손등부위 동상 등으로 위험한 상태였으나 다행히 생명을 건졌다.
‘번개’는 다섯 살배기 연갈색 라브라도 리트리버 암컷. 중앙119구조본부에서 2년간 반복훈련을 받은 인명 구조견으로 현재 경남소방본부 산청소방서에 배치돼 담당인 박용윤 소방위와 짝을 이뤄 3년째 활약하고 있다.
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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