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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그림 걸린 그윽한 문화공간…갤러리 카페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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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그림 걸린 그윽한 문화공간…갤러리 카페 '밀'

입력
2015.02.1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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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카페 ‘밀’은 매달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며 일산의 새로운 문화 명소로 입소문 타고 있다. 직접 만드는 브런치와 수제차도 맛볼 수 있다.
갤러리 카페 ‘밀’은 매달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며 일산의 새로운 문화 명소로 입소문 타고 있다. 직접 만드는 브런치와 수제차도 맛볼 수 있다.

매서운 바람에 마음 시릴 때 단아한 그림이 걸린 볕 잘 드는 카페 한곳 떠올린다.

경기도 일산 풍동에 있는 ‘밀’은 갤러리 카페다. 그림 전시하고 차와 브런치를 판매한다. 창으로 볕이 잘 들고 바닥재가 깔린 실내는 가정집 거실처럼 온화하다. 은은한 차향 음미하다가 예쁜 그림 슬쩍슬쩍 구경하면 한기에 얼었던 몸이 풀리고 마음에는 벌써 봄이 내려앉는다.

입구 지나면 갤러리 부스다. 카페의 3분에 1에 해당할 만큼 널찍한 공간에 정미경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 중이다. 실크 위에 공들여 염색한 꽃과 식물들이 하얀 벽에 한 가득이다. 테이블 뒤 벽면에 그림 몇 점 걸어두는 그 흔한 갤러리 카페와 다르다. 테이블 너 댓개가 충분히 들어갈 공간을 오직 작품 전시만을 위해 비워뒀다.

갤러리 카페 '밀'
갤러리 카페 '밀'

원칙은 한 달마다 한 번씩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다. 미술을 전공한 이곳 윤선혜(44) 관장이 공모를 통해 작가와 작품을 선별한다. 실력 있는 신진 작가들이나 덜 알려졌지만 재능 있는 예술가들을 찾아 소개하는 것이 그의 몫이다. 매월 새로운 전시가 진행되니 돌아가는 일은 번듯한 갤러리 못지않게 분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열정 덕에 전시 일정이 이미 1년 후까지 꽉 찼다. 이러니 연중 바뀌지 않고 걸려 있는 여느 갤러리 카페의 이른바 ‘붙박이 그림’들은 이곳에선 먼 얘기다. 갤러리 관장의 친절한 설명 곁들여진 ‘살아 있는’ 작품들만 있다.

갤러리 카페 '밀'
갤러리 카페 '밀'

대관료도 없고 관람료도 없다. 어려운 환경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은 각자의 작품을 전시할 공간이 생겨서 좋고, 차 마시러 들른 ‘보통 사람들’은 부담 없이 예술과 친해질 수 있으니 또 좋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에는 공연도 열린다. 국악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연주와 공연이 소개된다. 이것 역시 이제 막 ‘예술’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무대다. 마찬가지로 대관료도 없고 관람료도 없다. 무대는 작지만 코앞에서 듣는 음악의 감동은 크다. 앞으로 다방면의 문화 강연까지 더해지면 꽤 괜찮은 문화공간이 될지 모를 일이다.

갤러리 카페 '밀'
갤러리 카페 '밀'

갤러리 말고 메뉴도 알차다. ‘갤러리’에 방점 찍었다고 카페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종류가 많아 선택의 폭이 넓은데다 맛 좋고, 품질 믿을만하다. 커피는 유명 로스터에게 맞춤 주문해 로스팅한 원두만 사용한다. 생강차나 오미자차 등 계절에 맞춰 만든 수제차와 엄선한 유기농차도 선보인다. 치즈를 넣어 스티밍한 우유로 만든 티라미스라떼는 계절 가리지 않고 인기, 전국에서 맛있다는 빙수 다 맛보고 론칭했다는 ‘눈꽃빙수’는 여름 별미로 입소문 타고 있다. 다양한 홈메이드 브런치는 재료 손질부터 조리까지 주방에서 즉석에서 이뤄지니 또 든든하다. 여기에 맥주와 합리적 가격의 와인까지 갖췄다.

봄날이 올 것을 대비해 야외 테라스도 기억한다. 볕 고운 오후에 나가 앉으면 상쾌하고, 노을 고운 저녁 무렵 앉아있으면 로맨틱하다.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 이미 도시는 먼 세계다.

갤러리 카페 '밀'
갤러리 카페 '밀'

▶ 갤러리 카페 ‘밀(Miiiiil)’은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613번지 3층이다. 밖에서 보는 것 보다 안이 훨씬 아늑하다.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주말 오전 11시부터) 영업한다. 설날,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다. 경의선 풍산역이 걸어서 5분 거리다. 27일까지 정미경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실크 천에 바틱 기법(파라핀 등으로 방염한 후 무늬를 넣는 기법)을 통해 내밀한 감정을 자연 현상의 오묘함과 아름다운 꽃들로 표현했다. (031)905-8756

글ㆍ사진 김성환기자 spam001@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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