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 바둑] 흑이 위기를 맞았다

본선 16강전 제4국

백 안성준 5단 흑 이동훈 3단

참고1도

참고2도

장면 8 중앙 흑돌이 끊겼으므로 탈출을 서둘러야 한다. 백의 포위망이 무척 허술해 보이지만 그래도 너무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 참고1도 1, 3은 4, 6으로 되돌려치는 수가 있어서 연결이 안 된다. 실전에서는 이동훈이 1부터 9까지 상변으로 연결했지만 백은 흑 두 점을 맛좋게 잡아서 충분히 이득을 취했다.

이제는 중앙 백 대마도 살아야 한다. 물론 백A, 흑B를 교환하면 간단히 선수로 살 수 있지만 대신 흑도 저절로 연결된다는 게 싫다. 그래서 안성준이 그쪽은 보류하고 10, 12로 응수했다. 나중에 백B로 끊어서 중앙 흑돌을 잡는 수단을 노리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틈에 이동훈이 선수를 넘겨받아 13부터 17까지 큰 곳을 선점할 수 있어서 흑도 한숨 돌렸다. 한데 이 과정에서 17이 경솔했다. 참고2도 1로 쌍립 서서 2로 받게 한 다음 3으로 두는 게 올바른 수순이었다. 그랬다면 4 때 5로 받아서 그만이다. 실전에서는 반대로 18의 침입이 통렬했다. 이동훈이 뒤늦게 19로 뒀지만 안성준이 귀를 받지 않고 20으로 한 번 더 밀고 들어가자 상황이 매우 심각해졌다. 흑이 위기를 맞았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