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두고 최후통첩성 발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러시아 TV방송 RBK는 9일 우크라이나 사태 협상 과정에 정통한 서방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재인용해 “메르켈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최후통첩성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11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릴 예정인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4개국 정상회담에서 프랑스ㆍ독일 양국 정상이 제시한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저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또 평화안이 무산될 경우 러시아 기업과 개인들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는 위협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메르켈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6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으며, 8일에는 페트로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가세한 4개국 정상 간 전화회담이 열렸다.
전화회담에서 4개국 정상들은 민스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한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WSJ를 포함한 언론 보도를 부인하면서 “누구도 그 어느 때라도 (푸틴) 대통령과 최후통첩성 톤으로 대화를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11일로 예정된 민스크 4개국 정상회담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우리는 남은 문제들을 조율하는데 성공하길 기대하며 민스크 회담 추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아직 많은 어려운 일이 남아있다”며 연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8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민스크 회담 계획을 소개하며 “회담 시점을 11일로 예상한다”면서도 “최근 우리가 집중적으로 논의한 견해들이 이때까지 조율되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한편 안드레이 리센코 국가안보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지난 주말 1,500명의 병력과 다연장포 ‘그라드’를 포함한 300여 대의 군사장비들을 우크라이나 국경 너머로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약 170대의 군용트럭과 연료 공급 차량 등도 국경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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