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평균 108만원, 여성은 67만원 "기간 고려해 생애소득대체율 높여야"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사적연금에 모두 가입해 꼬박 20년간 보험료를 내도 실제로 받는 연금액은 은퇴 전 소득의 38%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 국민연금연구원 신승희 전문연구원 등이 최근 학회지에 게재한 ‘생존기간을 고려한 생애소득대체율의 추정’ 논문에 따르면, 2014년 3대 연금에 가입해 20년간 보험료를 낸 남성이 60세가 돼 받을 3대 연금 총액은 평균 108만원(여성 67만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은퇴 전 소득 대비 연금 비율(소득대체율)에 가입자의 생존 확률(생애)을 더한 시뮬레이션 결과다.
수급액을 토대로 한 생애소득대체율을 보면, 남성의 경우 국민연금은 19.3%, 퇴직연금은 9.1%, 개인연금은 9.9%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20년간 가입했을 때 실제로 받게 되는 실질 소득대체율(20%)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성의 경우 국민연금이 생애소득대체율의 25.7%, 퇴직연금이 7.4%, 개인연금이 8%를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에 따라 연금액과 소득대체율이 차이나는 것은 남성이 더 소득이 많은 반면,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살아 연금을 받는 기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의 기대수명은 84.6세(2012년 기준)로 남성(77.9세)보다 6.7년 더 오래 산다.
각 연금에 30년간 가입하면 생애소득대체율은 남성 56.7%(163만원), 여성 59.3%(105만원)로 오르고, 40년간 가입하면 남성 77.4%(195만원), 여성 79.2%(134만원)로 크게 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40년간 3대 연금을 모두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논문을 쓴 신승희 연구원은 “연금가입 기간을 고려해 생애소득대체율을 높일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다만 “이 논문은 연금 가입기간, 소득, 개인연금 보험료율 등을 가정해 분석한 것이어서 실제 연금액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이 60~65%고, 퇴직연금은 정규직의 47%정도만 받는 등 실제 3대 연금을 다 받는 노인은 3명 중 1명도 안 된다”며 “기초연금을 강화하는 등 노인빈곤을 완화할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창우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 사무국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나 ILO(국제노동기구)는 연금액이 은퇴 전 소득의 55~60%는 돼야 노후생활이 가능하다고 권고했다”며 “소득대체율 38%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한국에선 그 정도 받는 수급자도 극소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2028년 연금 소득대체율 40%를 45%로 올리고, 가입기간을 늘리기 위해 혜택을 주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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