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서도 검색 제한 움직임… 방심위, 영상·게시글 등 시정 요구
최근 이슬람 과격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관련 콘텐츠가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통해 무차별 유포되고 있어 IS의 온라인 세력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해외에서는 IS에 대한 포털 검색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국내도 심의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9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구글의 미국과 영국 사이트에선 검색창에 “어떻게 하면 가입할 수 있나”(how can I join)를 입력했을 때 자동적으로 뜨던 ‘ISIS’(IS의 영어 표기) 문구가 사라졌다. 이전까지는 관련 연관 검색어 중에서 경찰, 일루미나티(18세기 독일에서 조직된 전설의 비밀결사), 노동조합에 이어 네 번째로 ISIS가 노출됐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정기적인 검색 시스템 업데이트 과정에서 자동적으로 달라지게 된 것”이라며 인위적인 삭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조치로 조직 홍보와 대원 모집에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IS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도 IS 관련 콘텐츠, 검색의 차단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터키를 거쳐 IS 합류한 것으로 확인된 김군의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IS와 접촉하기 쉬운 인터넷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IS가 지난 3일 인터넷에 공개한 요르단 공군 조종사의 화형 동영상은 현재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무차별 유포되고 있다. IS 군가로 추정되는 노래 영상과 조직원 모집 게시글 등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김군이 IS 관계자와의 연락 수단으로 사용했던 트위터 계정은 4일부터 접속이 차단된 상태지만, 이전까지 팔로워가 600명을 넘어설 정도로 단기간 급증한 바 있다. 누구라도 의지만 있으면 IS 관련 콘텐츠를 접하거나 퍼뜨릴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2일부터 ▦IS 조직원들이 인질들을 참수하는 사진 영상 ▦IS 군가로 추정되는 노래의 가사 영상 ▦테러단체를 미화하는 내용의 게시글 ▦IS 조직원 모집 게시글 등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하고 있다. 9일 현재까지 방통심의위의 심의에 따라 접속 차단ㆍ삭제된 콘텐츠는 95건에 달한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 업체들도 IS 관련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아무리 차단을 강화하더라도 해외 IP로 접속하거나 추적이 불가능한 SNS 이용 등 우회경로는 남아있는 탓에 완전한 차단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