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통합 절차 스톱 닷새 만에
속전속결 선임 조직 추스르기 나서
공석이던 하나은행장에 직무 대행을 맡고 있는 김병호(54ㆍ사진) 부행장이 선임됐다. 하나금융 측은 지난해 11월 김종준 전 행장이 임기 도중 물러난 이후 하나ㆍ외환은행 통합 이후를 감안해 공석으로 남겨 뒀지만, 지난 4일 법원이 두 은행 통합 중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자 서둘러 조직 추스리기에 나선 것이다.
하나금융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금융 본사에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김 부행장을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추천했다. 앞서 6일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된 3명 중 자진 사퇴한 함영주 부행장(충청영업그룹 담당)을 제외한 김 부행장과 황종섭 부행장(영남영업그룹 담당)이 면접에 참여했다. 하나금융은 곧바로 이날 오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김 부행장을 2년 임기의 하나은행장으로 확정했다.
김 신임 행장은 명지고, 서울대 영문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경영학석사(MBA)를 마쳤고 하나은행 입행 후 뉴욕지점장, 그룹 재무담당부사장(CFO), 하나은행 경영관리그룹, 기업영업그룹, 마케팅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하나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아 왔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나은행의 조직을 잘 추스르고 영업력을 회복함으로써 하나ㆍ외환은행의 통합 작업이 조속하게 이뤄지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추위원인 정광선 하나금융 이사회 의장은 “김 행장의 재무 전문성, 다양한 업무 경력과 더불어 그가 하나은행장 직무대행 자격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통합추진위원회에 참여해 하나ㆍ외환은행 통합의 방향을 잘 아는 점 등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ㆍ외환은행 합병이 빠르면 하반기, 늦어도 1년 뒤에는 이뤄지는 만큼 김 신임 행장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한 관계자는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긴 했지만, 과도기를 수습하는 역할이 주어지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합병 후 통합은행장을 놓고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2파전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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