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7단 DCT 장착 모델 확대
중ㆍ대형 세단엔 9단 변속기 등장
폭스바겐은 올해 10단 선보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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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변속기 전문회사 ZF의 9단 변속기를 채택한 크라이슬러의 ‘올 뉴 200’을 비롯해 최근 자동차 회사들 사이에는 변속기 단수 높이기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차가 지난달 25일 출시한 ‘더 뉴 i40’ 디젤 세단은 처음으로 2개의 변속기가 맞물려 움직이는 7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적용했다. DCT는 홀수ㆍ짝수 기어를 담당하는 클러치가 따로 있어 빠른 변속이 가능하다. 게다가 토크컨버터가 필요 없어 구조도 간단하고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변속기를 장착한 차의 연비는 이전 모델보다 최고 10.6% 늘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신형 쏘나타 미국 모델(터보 1.6) 7단 DCT를 적용한 이후 국내에는 지난달 2015년형 엑센트 디젤을 시작으로 ‘더 뉴 벨로스터’ㆍ ‘i30’ㆍ‘i40’를 연이어 출시했다. 올해 안에 나올 신형 아반떼와 쏘나타 디젤에도 적용을 검토 중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대부분 차종에 듀얼 클러치 ‘DSG(Direct shift gearbox)’를 적용하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B클래스, 포르쉐 911(PDK) 등에도 7단 듀얼 클러치가 적용됐다.
변속기는 엔진에서 나오는 힘과 회전 수를 조절해 운전자가 바라는 차량 성능에 맞게 바퀴에 전달하는 장치다. 자동차가 출발할 때는 힘이 많이 필요해 회전수는 낮되 힘이 강한 1단을 쓰고, 고속으로 갈수록 단 수를 높여 힘을 줄이고 회전 수를 늘린다. 변속기 단수가 많아지면 똑같은 주행을 하면서도 보다 효율적으로 힘을 쓸 수 있다. 예컨대 같은 높이를 오를 때 계단이 5개일 때보다 8개일 때 쉽고 빠르게 올라갈 수 있는 이치다. 같은 속도로 주행해도 단수가 높으면 엔진 회전 수(rpm)가 낮은 상태에서 달리기 때문에 연료를 3∼8% 덜 쓴다.
하지만 다단화될수록 변속기 무게가 증가하기 때문에 기어 단수를 늘려 연비를 향상시키는 것보다 차체 무게 증가로 인한 손실이 더 클 수 있어 무작정 늘릴 수 만은 없다. 변속기 종류는 가장 기본적인 수동(MT)변속기부터 자동(AT)변속기, 무단(CVT)변속기, 더블클러치(DCT) 등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중ㆍ대형 세단을 중심으로 9단 변속기도 차례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내 출시한 벤츠 더 뉴 E220 블루텍은 E클래스 중 처음 9단 자동변속기(9G-TRONIC)가 쓰여 연비 성능은 물론 안락함과 역동성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출시한 레인지로버 이보크나 크라이슬러 올 뉴 체로키 등 스포츠유틸리리차량(SUV)에도 9단 변속기가 있다. 게다가 폭스바겐은 올해 출시 예정인 ‘파사트’가 ‘꿈의 변속기’라 불리는 10단 변속기를 달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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