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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재인 새 대표, 제1야당 혁신 과제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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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재인 새 대표, 제1야당 혁신 과제가 무겁다

입력
2015.02.0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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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새 대표에 문재인 의원이 뽑혔다. 문 의원은 어제 오후에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45% 반영)와 권리당원 투표(30% 반영), 일반당원(10% 반영)과 국민 여론조사(15% 반영) 결과 등을 합친 총 45.30%의 득표율로 41.78%에 그친 박지원 의원을 따돌렸다. 문 의원은 권리당원 자동응답전화(ARS) 투표와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 박 의원에 졌으나 상대적으로 반영률이 높은 대의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에서 앞서 전당대회에서 승리했다. 대표 경선과 함께 치러진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유승희 정청래 주승용 전병헌 오영식 의원 등 5명이 당선됐다. 어제 대표 경선 결과는 선거전 막바지의 치열한 접전양상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는 친노(親盧) 세력이 과반수를 점한 제1야당의 세력분포를 재차 확인했다.

새로 선출된 문 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과제는 무겁다. 특히 문 대표가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은 한결 두툼하다. 당장은 잇따른 선거 패배와 ‘안철수 신당’인 새정치연합과의 통합 등에 따라 지난 2년 동안 무려 다섯 차례나 지도부가 교체됐던 내부 혼란을 끝내고, 당을 화합과 혁신으로 이끌어야 한다.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4월 보선과 내년 총선이 그 시험대가 될 것이다.

통합 또는 당내 화합의 과제는 구체적으로 계파 간의 화해다. 당내의 뿌리깊은 계파 갈등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한결 커졌다. 선거전 막판의 경선 규칙 변경 논란과 함께 빚어진 막말 파문 등은 친노와 비노 사이에 깊은 감정의 골을 팠다. 당내 주류를 이끌어온 문 대표의 입장에서는 모든 비노 세력에 특별한 배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결코 쉽지 않게 추격을 따돌린 박지원 의원 등 호남 기반 세력은 물론이고 이번 경선에서 자기주장조차 제대로 내지 못한 안철수ㆍ손학규 계 등에도 관심을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지난달 정동영 상임고문의 탈당과 ‘국민모임’ 동참이 예고한 당내 갈등과 내분을 피할 수 있다.

혁신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지혜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어제 전당대회에서 140일 동안 성공적으로 수행한 비상대책위원장 직을 내려놓은 문희상 의원이 보여 온 당 관리 및 정부여당과 국민에 대한 기본 자세를 참고할 만하다. 13~16%에 못박혔던 당 지지율이 최근 30% 가까이로 치솟아 오른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친 반작용이기도 하지만, 문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이뤄진 제1야당의 부분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문 의원은 어제 전당대회 연설에서 지지율 상승이 “우리가 싸움을 위한 싸움을 하지 않는 정치, 약속을 지키는 정치, 말보다 실천하는 정치에 앞장 선 결과”라고 밝혔다. 그렇듯 야당의 혁신은 체질 개선, 즉 정책과 약속, 실천 중심의 노선으로의 방향 틀기이자 대여 강경 투쟁 색채가 짙었던 ‘친노’ 성향의 완화와 다름 아니다.

문제는 문 대표의 성향과 현재의 당내 세력 분포에 비추어 화합과 혁신 어느 것도 쉽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다만 문 대표의 눈길이 이번 당권 확보로 한결 유리해진 대권 고지를 향해 있으리란 점에서 역설적 기대를 걸 만하다. 패배의 아픔을 잊지 않았다면, 눈앞의 이익을 버릴 수 있을 것이고 거기서 화합과 혁신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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