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종 금융범죄 적발
공제회 기금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증권사 직원에게 매수할 종목을 미리 알려주고 비싸게 사들여 차익을 나누는 신종 금융범죄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선봉)는 정상적인 주식매매인 것처럼 위장해 약 13억원의 기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대한지방공제회 전 펀드매니저 조모(3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공범인 K증권사 차장 박모(38)씨와 조씨의 내연녀인 장모(33ㆍ여)씨도 함께 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6~7월 조씨가 미리 카카오톡 등으로 알려준 9개 종목을 사전매수한 후, 30초에서 1분 사이에 매수한 가격에서 2~3% 비싸게 매도 주문을 냈다. 조씨는 1~2분 만에 공제회 기금으로 해당 주식을 고가 매수했고, 이로 인해 차익 1억5,000만원이 발생하자 이들은 비용을 뗀 나머지 금액을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이와 별도로, 같은 해 7~9월 내연관계에 있던 장씨와도 같은 수법으로 194차례에 걸쳐 48개 종목 주식거래를 통해 11억4,000만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거래 증권사 선정 과정에서 편의제공 대가로 증권사 직원들로부터 4,450만원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행정공제회 전 펀드매니저인 박모(41)씨도 구속기소했다. 박씨는 공제회가 증권사 평가와 관련해 갑의 지위에 있는 것을 이용, 2012년 6월~지난해 4월 총 13차례에 걸쳐 금품을 먼저 요구하고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미국 달러 선물시장과 코스피200 지수 옵션 시장에서도 회사 공금을 이용한 유사 범행을 적발해 김모(53)씨 등 4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회사 계좌와 개인 계좌를 동시 운영하면서 시가에 사들인 미국 달러선물을 회사 측에는 비싼 가격에 매도, 총 3,000만~1억7,000여만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