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비정규직
고용보장·임금인상 등 처우 개선 요구

지난해 11월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작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초고속인터넷 설치기사들의 파업이 고공 농성으로 이어지며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두 회사의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초고속인터넷 설치?수리를 맡아 하는 강세웅(46), 장연의(42)씨는 8일 서울 충무로 중앙우체국 앞 15m 높이의 광고 전광판 위에서 사흘째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130일째 파업 중인 양사 1,600명의 설치기사들은 ▦원청업체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고용을 보장하고 ▦임금 인상 등 처우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양사는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사로부터 단체교섭권을 위임 받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자료를 통해 “처우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임금 인상 외에 일부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에 불법 점거 농성에 대한 사법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사측은 노조에서 요구하는 25억원 상당의 사회공헌기금과 복리후생기금, 60억원 상당의 파업기간 임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터넷 설치기사들의 분규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간접고용에서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는 원청업체의 업무 지시를 받으면서도 대리점을 운영하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열악한 근무조건을 감수해야 하는 설치기사들이 원청업체에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하청업체의 고용 승계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은 케이블TV 씨앤앰의 경우 지난해 11월 하청업체 직원들이 고공농성을 벌인 끝에 원청인 씨앤앰과 노사 합의를 이뤘었다. 박재범 희망연대노동조합 정책국장은 “농성 50일만인 12월 31일 원청인 씨앤앰이 나서 원청업체, 하청업체, 노조로 구성된 3차 협의체를 구성해 하청업체 직원들의 고용승계와 다단계하도급 금지, 해고자 복직 등에 합의했다”며 “결국 원청의 책임의식이 해결의 실마리”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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