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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장기화… 기업들 생존ㆍ성장 전략 치열한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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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장기화… 기업들 생존ㆍ성장 전략 치열한 수싸움

입력
2015.02.0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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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비용 손실 한푼이라도 적게

조선업계, 해양플랜트 수주 줄어

화학업계는 고부가 소재 개발 온힘

"단기적으로 생산설비 ㆍ마케팅 변화

중장기적으론 脫석유 준비 박차"

최근 6개월 동안 국제 유가가 50% 가량 폭락한 데 이어 저유가 기조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저유가 시대에 대처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머리 싸움이 치열하다. 단기적으로는 저유가 국면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설비 변경, 마케팅 전략 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원유를 덜 쓰는 기술, 제품 개발에 힘을 쏟는 체질 개선도 진행하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이 합작 투자한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콤플렉스(JAC)는 최근 공장 가동을 멈추고 설비 변경에 한창이다. 4년 전 공장을 지을 때만 해도 비싼 원유대신 값싼 초경질유인 콘덴세이트만 원료로 쓰도록 했지만 유가가 떨어지면서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 가격이 싸졌고 그 나프타도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정제마진 축소와 중동, 중국의 증설로 인한 제품 공급 과잉으로 사상 최악 실적에 시달리는 정유업계는 유가 급락에 따른 비용 손실을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기존 중동산에 의존했던 원유 도입 루트를 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아프리카산, 현대오일뱅크는 아메리카산 수입을 늘렸다. GS칼텍스는 중동을 제외한 전 지역(아시아ㆍ아프리카ㆍ아메리카ㆍ유럽)에서 도입량을 확대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정유회사 아람코를 대주주로 둔 에쓰오일도 카타르산 콘덴세이트와 영국산(브렌트유) 도입량을 늘렸다.

고유가 시기 심해유전, 가스전 개발 등에 많이 쓰였던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를 수주해 짭짤한 수익을 냈던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수주가 크게 줄면서 대신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원유ㆍ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나 저장선 등 고가 상선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하락하면 해운업계는 신규 선박에 투자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또 다른 기회가 된다”며 “최근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30척이 넘는 1만8,000∼2만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진행하거나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LNG선 24척, 유조선 4척 등 약 58억 달러어치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3개월 동안 LNG선 4척, 유조선 4척 등 총 10척, 16억 달러의 수주액을, 삼성중공업도 컨테이너선 3척, LNG선 2척 등 8억8,000만 달러 규모의 수주 실적을 냈다.

‘탈(脫) 석유’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박사는 “기업에게는 유가가 오락가락하면서 예측하는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더 문제”라며 “석유에 의존하는 비중을 줄이거나 기술 장벽이 높고 부가가치가 높은 고기능 특수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학업계는 원유 사용 비중 높은 유기(有機)소재 대신 원유 의존량 적은 무기(無機)소재를 비롯해 고부가가치 소재 연구개발(R&D)과 제품 확대에 신경을 쓰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무기소재 연구 강화를 위해 이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서울대 이진규 화학부 교수를 무기 나노 소재 기반 기술 연구책임자인 수석연구위원(전무급)으로 영입했다.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CHO) 김민환 전무는 “이 교수 영입으로 회사가 중점적으로 키우고 있는 유무기 하이브리드 복합체, 신개념 전지소재 등 무기 소재 분야 과제 발굴에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토탈은 지난해 5년 넘는 연구개발 끝에 국내 최초로 환경호르몬 물질인 프탈레이트 성분을 제거한 친환경 촉매 생산을 끝내고, 이를 활용해 만든 폴리프로필렌(제품명 PZ-PP)을 중국 시장 등에서 집중 마케팅 한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프탈레이트 수입, 생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등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촉매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며 “네덜란드 이온델바젤 등 소수 기업만 생산 가능한 촉매 원천 기술 확보로 기술과 제품 수출 모두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유일하게 경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북미 시장의 대형 차량시장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영근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유가 시대 기피 대상이었던 픽업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대형 차량 판매 호조를 비롯해 올해 미국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1,700만대로 2006년 이후 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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