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평균 상여금 격차 더 벌어져

10년째 중소기업에 다니는 A(39)씨는 매년 명절만 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를 절감했다. 대기업 직원인 친구들은 앞 뒤로 연차를 붙여 연휴를 늘리고, 상여금도 두둑이 챙겼지만 A씨는 소액이라도 ‘떡값’이 나오기만 해도 감지덕지했다. 올 설에는 기업들의 평균 상여금이 지난해에 비해 조금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지만, A씨 같은 중소기업 직원들이 느끼는 대기업과의 격차는 줄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전국 285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 연휴 및 상여금 실태’ 조사 결과 설 연휴는 평균 4.8일, 1인당 상여금 평균은 117만9,000원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연휴는 지난해 설의 4.0일에 비해 0.8일, 상여금은 113만4,000원보다 4.0% 늘었다.
올해 설에는 법정공휴일(18일~20일)과 토ㆍ일요일이 이어져 5일을 쉬는 기업이 가장 많은 75.6%로 집계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5.0일, 중소기업은 4.6일을 쉬고, 산업별로는 제조업 연휴가 4.9일 연휴인 것에 비해 비제조업은 0.4일 적은 4.5일이었다. 설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 비율은 지난해(76.4%)보다 1.7%포인트 늘어난 78.1%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79.5%, 중소기업은 77.6%가 “상여금 지급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산업별로는 제조업(81.6%)이 비제조업(69.4%)보다 상여금 지급 비율이 높았고, 지급방식은 고정상여금(68.4%)이 대부분이었다. 설 상여금을 주지 않는 이유는 연봉제 실시(41.7%)가 가장 많았고 이어 지급규정 없음(31.7%), 지급여력 부족(21.7%) 순이었다. 지급여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중소기업(22.9%)이 대기업(16.7%)보다 많았다.
1인당 평균 상여금은 대기업이 170만4,000원, 중소기업은 106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와 비교한 상여금 증가율은 대기업 3.9%(6만4,000원), 중소기업 4.0%(4만1,000원)로 큰 차이가 없지만 대기업은 액수가 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여금 격차는 지난해 61만6,000원에서 올해는 63만9,000원으로 더 벌어졌다.
한편 설 체감 경기에 대한 질문에는 “작년과 비슷하다”(48.9%)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악화됐다”(31.7%)고 답한 비율은 대기업(40.4%)보다 중소기업(45.7%)이 높았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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