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물·가구·조명 등 관련 업종 타격, 상인 절반 "매출 급감… 대책 없다"
이케아 의무휴무 적용도 83% 찬성
매서운 한파가 찾아 든 8일 오후 경기 광명시 광명동의 광명가구거리는 을씨년스러웠다. 길게 늘어선 매장들은 일요일에도 대부분 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지만 매장을 찾는 손님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50% 세일 등 큰 폭의 할인 광고를 내건 가구점마저도 손님 구경하기가 어려웠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가구매장 주인들에게 물어보니 “광명가구거리의 요즘 모습이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가구 공룡’ 이케아(IKEA) 광명점으로 인해 광명지역 관련업종 상인 절반 이상이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케아가 가구는 물론 직물제품과 주방용품 소매점의 매출감소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광명시내에서 가구 및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이케아 광명점 개점에 따른 지역상권 영향실태’를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55%가 이케아 입점 이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고 답했다고 8일 밝혔다. 조사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9∼30일 소매업체 200곳을 직접 방문해 진행했다.
매출이 떨어진 업체가 가장 많은 업종은 가정용 직물제품(76.9%)이었고, 이어 가구(71.8%), 식탁 및 주방용품(71.4%), 전기용품 및 조명장치(52.9%), 기타 가정용품(37.9%) 등이 뒤따랐다. 매출 감소폭은 10∼30%(26.0%)가 가장 많았고, 30∼50%(16.0%), 10% 이하(10.0%) 순이었다. 50% 넘게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한 업체도 3.0%나 됐다. 이들 업체의 평균 매출 감소율은 31.1%였다.
이케아 진출에 따른 대응방안(복수응답)에 대해서 품질 향상ㆍ취급 품목 다양화(27.0%)나 가격 인하ㆍ할인 혜택 마련(19.5%)을 꼽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특별히 없다’(80.0%)고 답했다. 이케아를 대형마트처럼 의무휴무제 적용대상에 포함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해야 한다’(83.5%)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월평균 매출액 200만원 이하 업체에서 이케아 의무휴무제 찬성 비율이 높게(89.5%) 나타났다. 응답자의 78.5%는 현행 3㎞인 정부의 상권영향 평가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1본부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내외 대기업의 유통사업 진출ㆍ확대와 관련, 지역상권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고려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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