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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제주 해녀' 명맥 끊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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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제주 해녀' 명맥 끊길라

입력
2015.02.0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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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전체 해녀 9668명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자 60% 육박

20년 후면 3600명으로 줄어들 듯

자연감소에 높은 진입벽 등 원인

제주 해녀문화에 대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해녀의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특히 현재 바다에 나가 물질을 하는 제주 해녀의 60%가 70세 이상으로 고령화가 심각해 자칫 명맥이 끊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말 현재 이 지역 해녀 수가 현업에 종사 중인 4,415명과 은퇴자 5,253명을 포함해 모두 9,668명으로 조사됐다고 8일 밝혔다. 현직 해녀는 전년도 4,507명 보다 92명이 줄었다. 현직 해녀를 연령별로 보면 70세 이상이 2,643명으로 전체의 59.9%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60~69세 1,042명(23.6%), 50~59세 663명(15.0%), 40~49세 57명(1.3%), 30~39세 10명(0.2%) 순이다.

이런 추세라면 해녀의 정년을 길게 잡아 80세로 가정하더라도 10년 후엔 해녀의 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20년 후에는 약 80%에 해당하는 3,600여명이 줄어 해녀의 명맥이 끊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주해녀는 1970년 1만4,143명을 기록했지만 1980년 절반이 줄어든 7,804명, 2000년 5,789명, 2005년 5,545명, 2010년 4,995명 등으로 매년 큰 폭으로 줄었다.

현직 해녀 가운데 최고령자는 제주시 우도면 오봉어촌계의 이모(93)씨로 17세 때 시작한 물질을 76년째 해오고 있다. 최연소 해녀는 제주시 추자면의 정모(32)씨로 지난해에 정식 해녀가 됐다. 해녀처럼 물질하는 남자를 일컫는 해남도 6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녀 수가 줄어드는 것은 사망에 따른 자연감소와 고령 및 질병 등으로 인해 현직에서 은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힘든 작업 여건으로 젊은 여성들의 지원이 줄고 해녀가 되려고 해도 진입장벽이 너무 높은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해녀가 되기 위해서는 조합과 어촌계에 가입해야 하는데 가입비 부담은 물론 가입절차가 까다롭다. 조합원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가입승낙을 받고 100만~230만원의 출자금을 내야 하고, 어촌계 역시 100만~200만원의 가입비를 내고 해녀회에 가입해야 한다.

해녀회 가입비를 낸다고 해서 쉽게 어촌계의 가입동의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촌계 소속 기존 해녀들이 신규 해녀가 들어올 경우 해녀들간 소득 분배 몫이 작아진다는 이유로 신규 가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매년 60일 이상 물질에 종사한 경우에 한해 어촌계 가입을 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수협법도 해녀 인구를 늘리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해녀의 수가 매년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어 해녀 수를 늘리기 위해 어촌계 신규 가입비 지원 등 각종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올해는 해녀의 소득 증가와 복지 증진을 위해 144억 원을 들여 진료비와 탈의장 운영비 지원, 패조류 투석, 수산종묘방류사업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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