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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 통일 이례적 거침없는 발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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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 통일 이례적 거침없는 발언 왜?

입력
2015.02.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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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 재개 땐 5·24 해제 계기" "MB회고록, 그렇게 말씀해선 안 돼"

공개석상 첫 대북 전향적 자세, 전 정부와 확실한 선 긋기까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6일 금융사 초청 특강에서 한반도 통일시대 방향과 중소기업의 역할 및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6일 금융사 초청 특강에서 한반도 통일시대 방향과 중소기업의 역할 및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6일 “남북 대화가 재개되면 5ㆍ24 조치 해제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류 장관은 남북관계 비사를 담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남북관계 및 전ㆍ현정권 갈등의 민감한 사안에 대한 류 장관의 거침없는 발언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류 장관은 이날 금융사 초청 강연에서 “경제협력은 지금 5ㆍ24 조치 때문에 안 되고 있지만 사실 5ㆍ24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스터디를 다 해 놓았다”며 “남북 간에 대화를 하게 되면 5ㆍ24 조치를 해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진 하산 프로젝트의 본계약이 성사돼서 우리 자본이 투자되면 그 다음에 5ㆍ24 조치란 것이 굉장히 어색한 상황이 돼 버린다”고 지적했다.

정부 당국자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5ㆍ24 조치 해제’를 거론하며 전향적인 자세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5ㆍ24 조치 해제든 금강산 관광 재개든 모든 상호 관심사를 남북 대화에서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수준의 입장을 견지해왔다. 지난해 말 정부 당국자가 “남북회담이 열려 5ㆍ24 조치를 풀기 위한 의견 교환이 있으면 풀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히긴 했지만 이는 비실명 보도를 전제로 한 발언이었다. 류 장관 발언의 파장이 확산되자 통일부는 “5ㆍ24조치 해제와 관련한 입장 변화는 없다”고 재확인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류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류 장관은 “사실 최근에 이명박 대통령께서 회고록을 쓰셨는데 그 뒤에 있는 내용을 제가 다 알고 있다”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알고 있다고 해서 다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통일부는 그 동안 남북대화 비사를 담은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전직 대통령께서 회고록에서 밝힌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언급을 자제해왔지만 이날 류 장관이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류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 당시 통일부를 외교부로 흡수시키려 했던 상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2008년에 통일부가 없어질 뻔 했는데 말이 안 된다. 그래 놓고 통일을 하겠다고…”라며 “유일 분단국이니 전담부서를 만들었다면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중하기로 유명한 류 장관의 이날 발언 수위는 거의 파격에 가깝다.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류 장관이 후속 개각 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최근의 관측을 이날 행보와 연결시키고 있다. 교체가 확실시되는 마당에 ‘미련 없이 할 말은 하고 떠나겠다’는 류 장관의 의중이 포함돼 있다는 해석이다.

반대로 류 장관이 유임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고강도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청와대가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대놓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점을 감안할 때 재신임 통보를 받은 류 장관이 재차 전 정권에게 분풀이하는 역할을 자임했다는 식이다. 류 장관은 후속 개각 대상자로 집중 거론되고 있지만 최근 통일부 출입기자들과 이달 말 오찬 약속을 잡는 등 유임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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