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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서울대 교수 성추행 피해자 "그를 만난 게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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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서울대 교수 성추행 피해자 "그를 만난 게 재앙"

입력
2015.02.0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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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공판서 제자·인턴들 증언 공개

서울대 학생들이 학벌사회의 상징으로 꼽히는 서울대 정문 앞을 지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k.co.kr
서울대 학생들이 학벌사회의 상징으로 꼽히는 서울대 정문 앞을 지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k.co.kr

제자와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석진(54)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에 대한 2차 공판이 서울북부지법에서 6일 열렸다. 이날 공개된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강 교수는 상담을 빌미로 여학생을 불러내 술을 마시게 하고 추행했다. 피해자들은 출석하지 않았고, 공판은 검찰이 진술을 읽는 식으로 진행됐다.

피해자 이슬기(가명)씨는 강 교수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당하는 등 성추행을 당해 연락을 끊었다가 3년 만에 다시 피해를 입었다. 강 교수는 대학원 진학 상담을 요청하는 이씨를 강남의 한 식당으로 불러냈다. 술을 마신 이씨를 집에 데려다 주던 강 교수는 본색을 드러냈다. 아파트 단지 길가에서 갑자기 이씨를 잡아 세우더니 입을 맞추고 치마 속에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졌다.

추행 다음날 강 교수는 이씨에게 ‘만나자’는 등 문자를 계속 보냈고, 참다 못한 이씨가 “사모님에게 애기하겠다”고 하자 연락을 끊었다. 이씨는 “강 교수가 구제불능이라는 생각이 들어 인사도 하지 않고 집으로 갔다. 다시 만난 것이 재앙이다”라고 진술했다. 수학에 관심이 많았던 이씨는 과거의 일을 풀어보려고 강 교수를 만났지만 상처만 입고 대학원 진학까지 포기했다.

신수미(가명)씨는 강 교수가 지도교수로 있던 동아리 회식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강 교수는 “나와 함께 하는 것을 고마워해야 한다”며 테이블 밑으로 손을 넣어 옆 자리에 앉은 신씨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강 교수는 이후 일주일간 신씨에게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등의 문자를 계속 보냈다.

강 교수는 또 다른 대학 학생인 김지인(가명)씨를 회식 후 추행했다. 김씨를 무릎에 앉힌 강 교수는 “네 가슴이 큰지 내 손이 큰지 보자”며 가슴을 만지고 팬티 속에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졌다. 이수희(가명)씨는 “(성추행을 당한 뒤) 너무 더러운 마음에 지하철로 도망갔다. 맨발로 요금도 내지 않고 겨우 도망쳤다”고도 했다.

검찰은 “강 교수가 수사를 받을 때 자신의 싸이월드에 올린 ‘돌ㆍ바람ㆍ여자’라는 제목의 글에 ‘누구에게 잘 해주든지 어차피 배신 당하는데 예쁜 여자한테 배신당하는 것이 낫다’고 썼다”며 “반성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교수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은 다음달 18일 오후 3시 30분에 열린다.

한형직기자 hj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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