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152만명이 1인당 704만원
정부가 국가장학금을 늘려 대학 등록금 부담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고 밝혔지만 등록금 마련을 위한 학생들의 빚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빌린 학자금을 갚는데 애를 먹고 있는 졸업생도 3명 중 1명에 달해 청년층이 빚의 악순환 고리에 빠질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6일 대학교육연구소가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정부학자금 대출 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학자금을 대출한 대학생 수(누적)는 152만명에 달했고 누적 대출금액은 총 10조7,000억원이었다. 일반상환 학자금이 5조1,000억원이며 취업 후 갚는 든든학자금은 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학생 1인당 평균 대출액은 704만원으로 지난 2010년의 525만원보다 34% 증가했다.
학자금 대출 규모가 커졌지만 든든학자금을 이용한 졸업생 3명 중 1명은 상환을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0~2013학년도 졸업자 중 든든학자금 대출자는 26만5,182명인데, 이들 가운데 상환을 시작한 인원은 18만1,121명으로 68.3%에 머물렀다. 든든학자금은 연간소득이 4인 가족 최저생계비(2014년 기준 월155만원)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상환을 시작해야 한다. 때문에 든든학자금을 이용한 졸업자 중 8만여명이 취업을 못했거나 취업을 했더라도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학자금 대출 연체자와 신용유의자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든든학자금과 일반상환 학자금의 이자 또는 원금을 납기일 내에 갚지 못한 연체자는 작년말 현재 4만4,620명에 달한다. 연체액은 ‘30만원 미만’이 2만6,259명(58.9%)으로 가장 많았으나, 연체자 10명 중 1명(9.8%)은 100만원 이상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6개월 이상 연체돼 신용유의자가 된 학생 수는 2010년 2만6,097명에서 2013년 4만1,691명까지 급증했다가 작년말 2만231명으로 감소했다. 작년 9월 정부가 학자금 대출 장기연체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원금감면 및 분할상환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말 현재 신용유의자의 17.6%(3,548명)는 빚이 1,000만원 이상이며, 이 중 4,000만원이 넘는 고액을 빚진 신용유의자도 55명으로 나타났다.
대교연은 “학자금 대출로 학생들은 당장의 학비를 손쉽게 마련할 수 있지만 청년 고용 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취업난과 채무 압박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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