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전임 지도자 자리 마련키로

대한축구협회가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아 올림픽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광종(51) 감독의 재기를 돕는다.
축구협회는 6일 “이광종 감독과의 계약이 해지됐지만 협회 차원에서 계속 지원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치료뿐만 아니라 완치됐을 때 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로 복귀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광종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 재임 기간에 병을 얻은 만큼 축구협회도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 한국 축구에 이바지한 공로를 고려해 치료와 현역 복귀 지원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2015 태국 킹스컵 참가차 U-22(22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지난달 22일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고열 증세를 보여 29일 귀국했다. 병원에서 정밀진단 결과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은 이 감독은 축구협회에 사의를 표명했고, 축구협회는 3월 시작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 1차 예선을 위해 신태용(45) 축구 대표팀 코치를 후임 사령탑에 선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이 감독은 3개월여 만에 뜻하지 않게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 감독의 계약기간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다. 계약해지 사유가 질병인 만큼 축구협회로서는 잔여 연봉을 지급할 의무는 없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지기로 결정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1988년 유공에 입단한 그는 1997년 수원 삼성에서 은퇴했다. 프로 통산 266경기에 출전해 36골 21도움을 기록했다. 월드컵 등 큰 무대를 뛴 경험은 없다.
하지만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키워낸 유소년 축구 육성 전문가로 빛을 봤다. 2000년 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를 맡은 그는 2002년 15세 이하, 2005년 20세 이하 대표팀의 수석코치를 거쳐 2008년부터 17세 이하 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했다.
이 감독은 각종 대회에서 놀라운 성과를 냈다.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8강, 2010년 19세 이하 AFC 선수권대회에서 4강, 2011년 FIFA 20세 이하 월드컵 16강, 2012년 19세 이하 AFC 선수권대회 우승,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끌었다.
이 감독은 성인 대표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레버쿠젠)과 김진수(호펜하임)를 포함해 윤일록(FC 서울), 이종호(전남 드래곤즈), 김민혁(사간도스ㆍ이상 23) 등을 키워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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