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가 교수와 학생 간의 연애와 성관계를 전면 금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교수가 ‘갑’의 지위를 이용해 제자를 성추행이나 성폭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 통신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5일 교수와 학부생 간의 부적절한 관계를 차단하기 위해 이런 내용의 학칙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버드는 교수와 소속 학과 학생의 성관계만 금지한 기존 학칙을 확대해 교수-학생 간 잠자리를 전면 금지하고 연애도 못하게 했다.
학칙 개정을 주도한 교내 위원회의 앨리슨 존슨 교수는 “학생과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힘의 역학관계가 성추행에 미치는 방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며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는 교육적인 목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버드대는 교직원이 약 2,400명, 학부생이 약 6,700명으로 그 동안 교내 성추행·성폭력 방지를 놓고 다양하게 논의를 해왔다. 하버드의 전통적인 라이벌인 예일대는 지난 2010년부터 교수-학부생 간 성관계를 금지하고 있다.
앞서 미 백악관은 지난해 1월 대학 내 성폭력 실태 파악 및 근절 대책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어 5월 교육부는 학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으로 연방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는 55개 대학의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이 대학에는 하버드 프린스턴 다트머스 등 동부 명문 사립대와 미시간 오하이오주립 펜실베이니아주립 등 공립, 스와스모어 시카고 보스턴 남캘리포니아(USC) 등 주요 사립대가 포함됐다.
미 교육부는 대학 내 성폭력 사건 처리 과정에서 성차별을 금지하는 연방법인 일명 ‘타이틀(Title) Ⅸ’를 위반했는지를 조사 중이라며 대학 내 성폭력 근절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백악관 TF 조사에 따르면 미국 여대생 5명 중 1명이 성폭력 피해자이지만 신고율은 12% 선에 그치고 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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