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NBC 방송의 저녁 메인 뉴스 앵커인 브라이언 윌리엄스(사진)가 이라크 침공작전 당시인 2003년 3월 24일 자신이 탑승한 미군 헬기가 이라크군의 로켓 유탄발사기(RPG)에 피격돼 지상에 불시착하는 등 곤경에 빠졌다가 미군에 극적으로 구출됐다고 했던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고백과 함께 유감의 뜻을 전했다.
4일(현지시간) 미군 기관지 성조지에 따르면 그의 뒤늦은 고백은 피격 당사자인 제159 항공연대 소속 CH-47 치누크 헬기 승무원들이 거세게 이의를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승무원들은 당시 사고 현장 부근에 윌리엄스는 없었으며, 비행 도중 한두 대의 헬기가 두 발의 RPG와 소화기에 피격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윌리엄스가 탄 헬기는 사고가 난 지 30분에서 한 시간 가량 뒤에 현장에 도착했기 때문에 그 동안 알려진 사실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스 등 취재팀을 태운 헬기의 정비병이었던 조셉 밀러 중사는 취재팀 헬기는 피격되지 않았으며, 이라크 사막의 거센 모랫바람 때문에 본대에서 이탈해 뒤늦게 불시착 현장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또 취재팀이 현장에 머문 것은 불과 10분 밖에 되지 않았으며, 곧 인근의 전방작전기지를 경계하던 부대원들의 취재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도덕성을 지탄하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윌리엄스는 “도대체 내가 탄 헬기를 피격 헬기로 혼동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주말 내내 생각해본 결과 내가 순간적으로 미쳤던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해명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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