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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꺼져 버린 4대 구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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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꺼져 버린 4대 구조개혁

입력
2015.02.0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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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관련 여·야·당·청 갈등 확산… 협의 시작부터 쉽지 않아

‘증세 없는 복지’ 논쟁이 여ㆍ야는 물론 여ㆍ여, 그리고 당ㆍ청간 갈등으로까지 번지면서 정부가 올해 핵심 추진 과제로 내놓았던 4대 구조개혁(공공ㆍ노동ㆍ교육ㆍ금융)의 동력도 급격히 식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올해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4대부문의 구조개혁을 완수할 골든타임의 해”라고 밝힌 지 한달 만에 세제 및 복지 개혁이라는 초대형 화두가 나오면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경제회복의 모멘텀이 미약한 만큼 4대 부문 개혁과제 완수에 매진하겠다”고 재차 4대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의지 표명은 지금까지의 연장선상에 불과할 뿐, 당정청의 핵심 이슈가 세제와 복지로 옮겨간 상황에서 당분간 추진이 쉽지 않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박 대통령이 “구조개혁의 최우선”이라고 밝힌 노동개혁은 당정 협의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공동체를 중시하는 경제철학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는 지난해 정부가 비정규직 의무전환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질 높은 노동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차원에서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불어 논의를 위해 노사정이 참여하는 테이블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역시 경제계와 노동계의 시각차가 워낙 커 합의가 쉽지 않다. 특히 통상임금ㆍ근로시간 단축ㆍ정년연장 등 3대 현안은 시각차가 커 이달 임시국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강력 반발이 예상된다. 노사정위는 다음달까지 대타협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여전히 전망은 어둡다.

공공분야 개혁은 공무원 연금개혁 및 공공기관 정상화가 핵심. 지금까지 당정은 물론 여야 간에도 큰 이견이 없는 사안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공무원연금 개혁에만 매달려도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는 판에, 각자의 관심들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이 틈을 타 공공부문 노조단체들의 반발 강도도 더욱 높아질 공산이 크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늦춰진다면 사학연금과 군인연금 개혁은 이 정부에선 아예 테이블에조차 오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 개혁 역시 간단치 않다. 가장 관심을 끄는 내용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학기와 연계되도록 ‘9월 신학기제(가을학기제)’ 도입이지만, 이미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상당한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논란의 소지가 큰 카드를 꺼내 들 여지는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그나마 핀테크(IT와 금융의 결합) 활성화와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개혁이 속도를 낼 수는 있겠지만, 그 조차도 금산분리 완화 등 민감한 현안들이 걸려있는 사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자칫 증세 없는 복지 논란에 파묻혀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식물정부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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