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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부자, 현대글로비스 주식 매각 재추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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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부자, 현대글로비스 주식 매각 재추진 왜?

입력
2015.02.0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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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적용 대상 제외 의도"

일부선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 추정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5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형태로 현재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1,627만1,460만 주 중 502만9,630주(약 13%)를 팔려고 내놓았다. 이는 지난달 12일 ‘깜짝 딜’을 추진하다 무산됐던 거래를 또 다시 추진하는 것으로 당시 보다 약 2,000억원을 손해 보면서까지 팔겠다고 나선 것이다.

매각이 성사되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9.99%로 낮아진다. 예상매각 가격은 이날 현대글로비스 종가(23만7,000원) 대비 2∼4% 할인된 22만7,520∼23만2,260원으로 정해졌다.

시장에서는 정 회장 부자의 매각 재추진은 14일 시행되는 일감몰아주기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그 시행령을 따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총수 일가 보유 지분이 30%를 넘어서면 일감 몰아주기 적용 대상이 되고 과징금을 물어야 하는데, 이번 매각이 끝나면 두 사람의 지분율은 29.99%가 되기 때문에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 대신 두 사람을 비롯해 현 지배주주의 최대 주주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

김영민 KTB증권 연구원은 “사실 공정위 과징금은 100억~2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차라리 과징금 내는 게 손해가 적다”면서 “그럼에도 정부 정책을 잘 따른다는 대외적인 이미지도 높이고 아울러 앞으로 글로비스에게 더 많은 역할을 맡길 수 있게 되는 점을 노린 한 수”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내놓은 가격은 1월 11일 현대글로비스 주가보다 7.5~12% 디스카운트 된 주당 26만4,000~27만7,500원 이었다. 그런데 이날 내놓은 가격은 이날 종가(23만7,000원) 대비 2~4% 할인된 22만7,520~23만2,260원이다. 1주 당 약 4만원 가까이 싸게 파는 것이고 당시와 비교하면 약 2,000억원 손해 볼 것을 각오한 것이다. 이례적으로 블록딜 대상 물량이 다 팔리지 않으면 주간사인 시티글로벌증권에서 잔여 물량을 인수키로 했기 때문에 정 회장 부자는 무조건 팔게 되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정 회장 부자가 큰 손해를 무릅쓰고 글로비스 주식 재매각에 나선 것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현대차 그룹 측은 “지배구조 개편 등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주장하지만, 시장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주식 가치를 높여 정 부회장에게 ‘실탄’을 마련해 준 다음 현대차그룹 순환출자(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와 지분을 맞바꿀 것이라는 예상들이 많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어떻게든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하기 때문에 정 부회장이 글로비스 주식을 팔아 모비스 주식을 산다는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력하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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