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브라보 리스타트'
경험 있는 직원들을 일대일 연결, 사내 멘토링 통해 사회공헌 활동
“회사에서 아무리 훌륭한 사회공헌활동 기회를 만들어 주더라도 내가 즐겁지 않았다면 계속할 수 없다. 창업 전 과정을 동고동락하면서 나 자신도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
SK텔레콤이 올해로 3년째 진행하고 있는 ‘브라보 리스타트’는 유망 창업팀을 선정해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선정된 팀들은 약 10개월에 걸쳐 서울 명동 행복창업지원센터에서 상주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점검 받고, 경영 관련 교육과 창업 자금 조달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2013년 1월 1기 활동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23개팀이 이를 통해 성공적으로 창업에 안착했다.
SK텔레콤이 창업팀에 지원하는 사항 가운데 독특한 것은 ‘사내 멘토링’이다. SK텔레콤은 각 창업팀에 외부 전문가 멘토링을 제공하는데, 이에 더해 SK텔레콤 임직원도 일대일로 연결해 창업의 전 과정에 참여시킨다. 일단 브라보 리스타트에 선정되면, 각 팀은 업체 특성과 멘토에 대한 요청 사항 등을 3분짜리 영상으로 촬영하고, 이를 SK텔레콤 내 게시판에 올려 사내 멘토를 구한다. 멘토 자격은 관련 분야 경험자거나 변리사 변호사 회계사 등 모든 경영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 자격증 소지자로 제한된다.
각자 근무시간과 별개로 퇴근 후와 주말 개인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보수도 주어지지 않지만 늘 지원자는 필요 인원을 넘어선다. 5일 3기 멘토 5명을 만나 구체적인 활동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1기 여성 패션 큐레이션 응용소프트웨어(앱) 개발팀을 멘토링했던 김유리 매니저는 1년 만에 3기 멘토로 재합류했다. 이번에 김 매니저가 멘토링을 맡은 팀은 휴대용 작곡ㆍ편집기기를 만드는‘제이디사운드’인데, SK텔레콤에 합류하기 전 애플 삼성전자 등 글로벌 회사에서 근무하며 쌓은 인맥과 경험이 이 회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대기업에만 쭉 근무하다 보니 비슷한 업무와 환경에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넉넉지 않은 보수를 손에 쥐면서도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믿고 열정을 다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내 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1기 때부터 지속적으로 멘토 활동을 해 온 이기혁 매니저는 “대기업 사회공헌이라고 하면 도시락 배달이나 도배 등 몸으로 때우는 활동이 많은데, 창업지원은 오히려 본인이 얻어가는 것이 더 많았기 때문에 3년간 계속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멘토들이 창업 지원자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일까. 정용식 매니저는 “개발자들은 ‘내 것이 최고’라는 생각만 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실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해본 경험 많은 멘토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